새로운 사업아이템을 찾기 위한 사내벤처는 성공사례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애시릿지 전략경영센터와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연구 결과를 인용,1990년대 초반 포천 1백대 기업 중 75%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사내벤처를 설립했으나 사내벤처가 기획한 사업을 모기업이 채택한 경우는 5% 미만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또 사내벤처가 회사를 위해 긍정적인 기여를 한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사내벤처를 회사혁신이나 기존 사업과 관련된 파트너들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사업발굴 한계=FT는 사내벤처가 신사업 발굴에 실패한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초기단계의 벤처사업이란 것이 원래 전문적인 벤처기업에도 힘든 일이다.

독립적인 전문 벤처기업도 운이 좋아 '대박'을 터뜨리지 않는 한 투자 대비 수익을 건지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둘째 사내벤처가 담당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돼 있고 인력면에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모기업이 명백하게 경쟁우위를 가지는 분야는 사내벤처가 아니라 전략기획부문에서 담당하고 사내벤처는 경쟁력이 의문시되는 분야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셋째 기업 내에서 탄생한 벤처의 경우 종종 회사의 핵심단위로부터 소외돼 필요한 자원을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기 후퇴로 모기업의 자원이 부족하거나 새사업이 기존사업과 제한된 자원을 놓고 경쟁해야 할 경우 대개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사내벤처 활용방법을 달리해야=FT는 사내벤처가 새 사업 발굴에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현금창출,회사혁신 등 다른 목적을 위해 활용할 여지가 많다며 사내벤처 활용모델로 투자회수(Harvest),연관사업지원(Ecosystem),혁신(Innovation)벤처링 등을 소개했다.

투자회수벤처링은 기술,브랜드가치,경영기술 등 회사 내 자원이 여유가 있을 경우 이를 활용해 현금을 만드는 것.'루슨트 뉴 벤처그룹'은 모기업인 루슨트사의 기술을 활용한 35개의 벤처사업을 시작했으며,3억5천만달러의 외부 벤처자금을 끌어들였다.

연관사업지원벤처링이란 모기업의 성공이 공급,유통,연계상품 제조업체 등 사업 파트너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경우 이들 연계분야의 창업을 지원해 주는 것으로 '인텔 캐피털' 등이 그 예다.

혁신 벤처링은 기존 조직이 혁신을 이끌 만한 에너지가 부족한 경우 창업가 기질이 뛰어난 내부 직원이나 외부인을 활용,조직이 변하도록 자극을 주는 방식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