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가 짧고 폭염이 긴 탓에 전국에 오존 비상이 걸렸다.

한해 평균 40∼50회 발령됐던 오존주의보가 올들어 벌써 1백26회나 발령된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부는 올 초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적으로 1백26회의 오존주의보가 발령돼 오존 측정 이후 처음으로 연간 1백회를 넘어섰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는 총48회가 발령된 지난해는 물론 오존주의보가 가장 자주 발령됐던 2000년의 52회와 비교할 때 두배가 넘는 것이다.

월별로는 지난 6월에 96회, 7월 28회가 발령됐으며, 8월 들어서도 2회 발령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70회로 가장 많았고 전남(15회), 경남(10회), 대구(8회), 서울(6회), 인천(4회), 부산ㆍ대전ㆍ울산(각 3회), 광주(2회), 강원ㆍ충북(각 1회) 등으로 나타났다.

오존주의보 횟수는 늘었으나 오존농도는 예년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최고 오존농도는 지난 6월4일 낮 12시∼오후 6시에 전남 여수에서 기록된 0.170ppm(1백만분의 1)으로, 2002년 최고 농도(0.203ppm)와 지난해 최고농도(0.183ppm)에 비해 낮았다.

이처럼 오존주의보가 늘어난 이유는 올해 장마기간이 짧은 데다 자외선이 강한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국립환경연구원 대기물리과 김상균 연구관은 "오존은 자연상태에서 생성되기도 하고 대도시 등지에서는 자동차 배기가스가 햇빛과 반응해 나타나기도 한다"면서 "특히 올해의 경우 지난 6월부터 폭염이 계속되고 일사량이 늘어났던게 오존주의보 횟수를 증가시킨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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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존주의보 발령땐…

오존은 무색 무미한 기체로 코나 혀를 자극하는 냄새가 난다.

성층권의 오존은 태양의 직사광선으로부터 지표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표면에서 발생하는 오존은 인체에 해롭다.

자연상태에서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자외선이 강하게 내리쬘 때 약 0.01~0.02ppm의 오존이 생성된다.

일반적으로 대도시보다는 자외선이 많이 내리쬐는 해안가나 도시외곽 지역에서 많이 생성된다.

그러나 대도시의 자동차 배기가스 등 오염물질이 자외선과 반응할 경우 단기간에 인체에 유해한 오존이 급증하기도 한다.

오존농도가 높아지면 기침 두통 피로 숨막힘 등의 증상과 폐기능을 나쁘게 한다.

때문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노약자나 어린이, 기관지ㆍ천식 환자 등은 바깥출입을 삼가야 한다.

이와 함께 오존은 농작물이나 식물에도 영향을 끼쳐 수확량이 감소되거나 잎이 말라 죽기도 한다.

현재 환경부는 시간당 0.12ppm 이상이면 오존주의보를, 시간당 0.3ppm 이상이면 오존경보를, 시간당 0.5ppm 이상이면 오존중대경보를 발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