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초대형 원유설비인 부유식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가 지난해 태풍 '매미'에 따른 일부 파손에도 불구,조기에 발주처에 인도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1년 7월 미국 엑손모빌사에서 7억6천8백만달러(약 9천억원)에 수주한 '키좀바-A FPSO' 프로젝트를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2월 출항한 이 설비는 3개월의 항해와 현지 마무리 작업을 마치고 지난 8일 오전 1시 앙골라 북서쪽 3백70㎞,수심 1천2m 지점 유전에서 첫 원유 생산에 착수했다.

이번 설비는 자체 중량만 8만5천t에 달하는 초대형 설비로 계약 체결 당시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단일 공사로는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전국을 강타한 태풍 매미의 피해로 FPSO가 떠내려가면서 다른 선박과 충돌,일부분이 파손돼 납기 차질과 함께 현대중공업의 매출 손실 등이 예상됐었다.

이에 따라 인도 일정도 당초 올 7월에서 9월5일로 2개월 연장됐으나 현대중공업은 연장된 일정보다 한달이나 앞서 마무리,시운전을 완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에 인도된 FPSO가 한달간 생산해 낼 수 있는 원유 규모는 7백50만배럴로 엑손모빌사로는 원유 생산 1개월분 만큼의 이익을 추가로 얻게 된 셈이다.

금액으로는 3억달러에 달해 현대중공업은 엑손모빌측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안겨준 셈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