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비메모리사업부 매각과 관련한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하향조정할 것을 검토하자 투자자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기업가치 상승에 무게를 두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매수청구권 가격을 염두에 두고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은 반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9천3백원으로 전일대비 0.5% 내렸다.

하이닉스는 이날 비메모리사업부 매각을 원활히 추진키 위해 주당 1만1천3백46원으로 확정된 매수청구권 가격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가와 매수청구권가격의 차로 회사측의 부담이 커지게 되고 이는 결국 비메모리사업부문의 매각실패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게 그 이유다.

하이닉스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조정할 경우 최근 주가움직임을 볼 때 9천5백원선이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관측이다.

이 경우 현재주가와 거의 차이가 없어 개인투자자들은 매수청구권 행사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거의 없게 된다.

당초 하이닉스는 비메모리사업부문을 CVC(씨티벤처캐피털)에 9천5백억원에 매각키로 계약하면서 매수청구권 부담이 4백억원을 넘을 경우 처리비용의 분담을 협의토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하이닉스의 발행주식 중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물량은 18%정도이며,이 중 3분의1정도가 기존가격에 매수청구를 실시하면 회사측 부담이 이보다 훨씬 많은 3천억원에 달한다."(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

이와 관련,투자자들의 입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중장기 기관투자가들은 비메모리부문이 매각되면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비메모리부문의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주가 상승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매수청구권 행사를 염두에 두고 주식을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주주와의 약속인데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