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상 협상은 현재 비씨카드-이마트 이외에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개별적으로 각 가맹점들과 수수료 인상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은 이미 인상된 요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달 또는 다음달 시행을 목표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들이 협의회를 구성해 수수료 인상방안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수수료 인상 협상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 가맹점별로 물밑 협상

비씨카드와 이마트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까지 카드사와 가맹점간 협상은 이달 초부터 거의 모든 부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왔다.

가장 적극적인 카드사는 역시 비씨카드로 이달 초 음식업중앙회 소속 1천3백여개사를 대상으로 수수료율을 매출액의 2.7%에서 5%로 올렸다.

음식업중앙회가 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가단협)를 통해 강력 반발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거의 두배나 올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게 음식점들의 하소연이다.

비씨카드는 음식업을 포함, 총 1만3천개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2.7∼4.5%에서 5%로 인상했다.

KB카드는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개사와 CGV 등 극장의 수수료율을 종전 1.5%에서 2.5%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또 5개 홈쇼핑사들과 수수료율을 0.1∼1%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놓고 협상 중이다.

신한카드도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의 수수료율을 1.8%에서 2%로 올리기로 했다.

또 인터파크 옥션 등 40여개 인터넷 쇼핑몰과 2%에서 2.6%로 올리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외환카드의 경우 이마트를 포함한 할인점들의 가맹점 수수료를 2% 초반대로 올린다는 목표로 할인점들에 협상을 제의하는 공문을 보낸 상황이다.

이밖에 삼성 LG 현대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대형 유통점을 포함한 2백여개 가맹점과 수수료 인상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이들은 지난 3월 제휴가맹점이나 신규가맹점을 대상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소폭 인상한 적이 있어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 협상 장기화 가능성도

신용카드 업계에서는 비씨와 이마트간 수수료 분쟁이 절충점을 찾을 때까지 다른 개별 협상들은 잠시 중단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쪽의 '대표선수'들이 맞붙은 만큼 "비씨 이마트의 협상결과를 지켜본 후 논의하자"는 기류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협상이 물밑에서 진행되는 동안 카드사들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던 군소 가맹점들이 가단협을 중심으로 집단 반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경우 카드사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협상에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0년에 있었던 백화점과 카드사간 수수료 분쟁 때도 백화점들이 10여일간 비씨카드 취급을 중단하는 초강수 전략을 폈었다"면서 "이번에도 특정카드 취급중단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