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상공 6백km에서 지상에 있는 70cm 크기의 사물을 식별해낼 수 있는 최첨단 위성카메라용 광학거울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광계측그룹 이윤우 박사 팀은 지난 4년간의 연구 끝에 인공위성에서 지상에 있는 사람의 중무장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해상도를 가진 초정밀 비구면 광학거울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카메라용 광학거울은 직경 1m급으로 국내에서 제작된 비구면 광학거울 중에서 가장 크다.

우리나라는 아리랑 1호 위성 등에 위성 카메라 5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외국에서 사왔거나 외국기술을 도입해 개발한 것들이다.

아리랑 1호에 탑재된 위성 카메라의 경우 미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직경 1백25mm인 비구면 광학거울을 사용,지상의 6m 크기의 물체를 한 점으로 인식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이번에 개발된 광학거울은 서울시내 뒷골목의 상세한 모습은 물론 대형 건물,간판과 도로의 중앙선을 인식할 수 있다.

특히 전시상황에서 인공위성이 지구 상공 2백km까지 내려올 경우 해상도가 더욱 높아져 사람의 얼굴이나 자동차의 번호판까지도 식별할 수 있다.

이 광학거울은 위성 카메라 외에도 대형 천체망원경,항공기 위성 추적용 레이저 시준장치,환경관측용 광학 라이다를 비롯 LCD(액정표시장치),PDP 등 대형 평판 디스플레이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 박사는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비구면 거울표면 전체의 형상오차를 30nm(나노미터) 이하로 표면가공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연구 팀은 직경 1m인 광학거울을 형상오차 20nm 이하로 가공하고 측정함으로써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표준연구원은 앞으로 직경 5백mm 이상인 광학거울의 국내 수요가 크게 늘 것에 대비해 관련 산업체에 기술을 지원하는 한편 연마기의 가공 자동화를 통해 성능개선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