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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자들이 지난달 중순부터 4주째 만만치 않은 매수세를 과시하고 있다.
"바이 코리아(Buy korea)"로 평가할 정도의 매수물량은 아니지만 저가 메리트를 겨냥한 이른바 "바이 밸류(Value)"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에따라 증시가 예상외로 빠른 속도로 반등하고 있어 국면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연초에 버금가는 매수세
외국인들은 지난달 16일부터 4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매수강도도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서 '좀 사다 말겠지'라고 생각하던 시장참가자들도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외국인은 11일 2천7백80억원어치를 순매수,5월20일 이후 가장 강한 매수세를 과시했다.
이달 들어 하루평균 매수금액도 1천90억원선으로 바이코리아 열기가 뜨겁던 지난 3월(1천3백7억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달라진 점이라면 당시는 IT(정보기술)주를 집중매수한 반면 지금은 은행 유통 자동차 등 내수관련주로 매기를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IT주도 여전히 매수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등 가격이 저평가된 종목에 집중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은 더 이상 나올 악재가 많지 않다고 보고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대량매수로 이날 주가는 강한 저항선인 750선을 상향돌파했다.
대우증권 김정환 연구위원은 "하루전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뚫으면서 골든크로스를 낸 데 이어 이날은 거래량도 늘어나 앞으로 주가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기대했다.
특히 매물이 집중돼 있는 760선을 돌파한다면 상승폭이 예상외로 커질 수 있다는게 그의 진단이다.
◆외국인 매수세 지속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앞으로 2개월 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가 너무 싸다는 생각에 지수 700대에서는 지속적으로 사들일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BNP파리바증권 이승국 대표는 "외국인들은 '국민은행 3만원대''삼성전자 40만원대'인 현 주가수준을 상당히 왜곡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카드연체율이 하향 반전된데다 중소기업대출의 부실화 우려도 많이 완화돼 하반기에는 내수회복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리먼브러더스 윤용철 상무는 "정부가 최근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외국인들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매수세가 2∼3개월 정도 더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후의 행보는 4분기쯤 내수회복 여부나 정책의지를 따져본 뒤 결정된다는 것이다.
메릴린치 이원기 전무는 "외국인들이 이달말 휴가에서 복귀하면 매수세는 더 강해질 것"이라며 "연말까지 최소 5조원은 신규유입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하지만 LG증권 박윤수 상무는 "포트폴리오 교체 차원에서 외국인들이 내수주를 사들이는 것"이라며 "지속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비관적 입장을 견지했다.
백광엽 기자 kecorp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