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중국의 내년 가을 학기 초.중.고교 역사교과서 개정시 적용할 '역사교과과정 표준'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현행 역사교과서에는 고구려 지도가 중국과는 다른 색으로 표시돼 있는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인민교육출판사가 출간한 중학교 1학년 중국역사 교과서 3쪽에 실린 수(隋)나라지도에는 수의 영토를 살색으로 표시하고 고려(고구려)는 백색으로 구분해 놓았다.

2001년 전국중학교재검정위원회 검정을 통과한 이 교과서는 이 지도 외에 양국관계나 고구려의 역사에 대해서는 따로 기술하지 않고 않다.

역시 인민교육출판사(2002년 검정 통과)가 펴낸 고등학교용 중국고대사 68쪽에나와 있는 수나라 지도에도 고구려의 영토를 회색으로 표시해 백색으로 표시된 수나라 영토와 구분했다.

이 지도는 특히 한반도 안에 고구려와 함께 백제와 신라를 표기하고 있고 만주일부 지방까지 포함한 한반도 영토와 수나라 영토 사이에 굵은 점선을 그어 경계를나타냈다.

고등학교용 교과서는 중학교용과 달리 '수 양제(煬帝)가 3차례 고구려 정벌에나섰으나 병사가 대부분 죽었다(三征高(句)麗, 士兵死亡大半)'는 내용을 기술하고있다.

한편 이들 교과서와 달리 인민출판사가 1996년 수정을 거쳐 출간한 '세계통사'고대편 442쪽에는 '고구려가 한(漢)나라 현도군의 관할 아래 있는 중국 소수민족(高句麗是漢玄토<草두+兎>郡管轄下的中國少數民族)'이라고 쓰여 있다.

세계통사는 이어 'BC 37년에 스스로 정권을 세웠고 동한, 위진남북조, 수.당시대를 거치면서 줄곧 중원 왕조에 예속된 중국 소수민족 지방정권이었다(于公元前37年自立政權後 在東漢,魏晉南北朝乃至隋唐時期 一直是隸屬于中原王朝的中國少數民族地方政權)'고 고구려를 묘사했다.

이 책은 그러나 뒷부분에 부록으로 실은 역사연표에서는 ▲광개토왕 시대(391∼412년) ▲백제.신라 연합군 고구려 공격(551년) ▲고구려 멸망(668년) 등을 중국 역사가 아닌 외국 역사로 구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