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에 참여중인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개국 대표들이 1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 모여 북핵문제해법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난상토론을 벌였다.

모임 주최는 미국의 외교분야 민간 싱크탱크인 전미외교정책회의(NCAFP), 모임형식은 국제 세미나로 참석자들은 모두 정부 공식 대표라기 보다는 세미나 초청자자격으로 이날 세미나에 참여했다.

그러나 우리측의 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 북한측의 리근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 미국의 조지프 디트라니 대북협상 특사, 중국의 양시유(楊希雨) 한반도문제담당국장, 일본의 사토 히로시 전 유엔대사 등 참석자들의 면면을 보면 사실상 정부 대표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게있는 자리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지난 1994년 북핵 제네바합의를 이끌어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무부 차관보 등이 참석, 북한 핵문제의 외교적, 평화적 해결에대한 나름대로의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북한측 리근 부국장과 미국측 디트라니 특사는 한사람을 사이에 두고 앉아 다른참석자들의 발언 내용을 경청하면서 중간 중간 휴식시간 등을 이용해, 반드시 주제와 관련됐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공식 대화도 나눴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날 회의는 그러나 회담의제가 `북한핵문제 해결방안'이라는 사실만 확인됐을뿐 주최측이 비공개 비보도 세미나라는 이유로 회의 일정과 토론 내용은 물론, 참석자 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각국을 대표해 참석한 인사들의 세미나후 발언을 토대로 분석해 볼 때 첫날 세미나에서는 서로가 기존입장을 설명하고 강조하는데 중점을 두어 북핵 해법에대한 진전된 의견교환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북한측 리 부국장은 세미나후 보도진을 피해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 아직은보도진에게 브리핑을 하거나 북한측 입장에 대한 부연설명을 하기를 꺼리는 것으로분석된다.

세미나가 끝난뒤 한 대사는 "전반적으로 많은 문제들이 논의됐다"고 설명했으나`북한측 입장에 새로운 내용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어내기 위한 자리는 아니다"고 세미나 성격을 설명했다.

미국측 디트라니 대북협상 특사도 첫날 세미나의 분위기에 대해 "흥미있었다"고말했으나 `뭔가 진전이 이루어질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사적인 대화였다"고 선을그었다.

중국측 양 국장은 그러나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참석자들이 솔직하고 숨김없이(frankly and openly)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초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이날 세미나는 예정보다30여분 빠른 오후 3시30분께 끝났다.
이에 대해 한 세미나 참석자는 "그다지 새로운내용이 없어 세미나가 예정 보다 빨리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NCAFP는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갈등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춰 활동하는 초당파적 민간단체로 리 부국장은 지난해 9월에도 NCAFP가 주최한 국제회의에 참석했었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