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본점 직원이 영업점 직원들에게 군림하던시대는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본부 조직을 영업점의 관리와 평가를 담당하는 '상전'이 아니라 영업점을 지원하는 서비스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평가방식 혁신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영업점에서 본점 부서를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본부 부서 품질지수(SH-SQI) 제도를 최근 시중은행중 처음으로 도입해 영업점 직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본점에서 영업점을 평가해 인사고과 등에 반영하는 예는 있었지만 영업점에서 본점 부서의 서비스 점수를 직접 매긴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문용주 고객만족센터 부부장은 "본부부서 품질지수를 본부 부서장 인사고과 점수에 10∼15%까지 반영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중요한 업적평가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영업점은 고객이, 본부는 영업점과 본부의 타 부서에서 고객만족도를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객만족도를 높이려면 내부 고객인 직원들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평가방식의 개선으로 본부의 서비스의 질이 크게 높아졌다는게 내부의 일치된 평가"라고 전했다.

우리은행도 본부조직을 영업점에 대한 서비스 조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영업점직원이 본부 직원을 평가할 수 있도록 업무 평가방식을 개선하기로 최근 결정하고구체적인 평가방식을 현재 마련중이다.

우리은행은 또 성과주의 문화 확산을 위해 본점이 주도해오던 목표배정 방식을본부와 영업점이 협의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고객만족센터에서 대고객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매달우수 서비스 본부 부서와 영업점, 우수행원을 선발해 행내 게시판에 올리고 인사기록에도 반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