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의 고용 통계가 예상 외로 나쁘게 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계기로 뉴욕 증시가 과연 바닥을 쳤는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경제금융정보 전문 서비스인 CNN 머니가 10일(이하 현지시각) 분석했다.

CNN 머니는 고용 통계가 나온 지난 6일 뉴욕 증시가 형편없이 주저앉았다가 10일에는 확연히 반등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를 계기로 증시가 마침내 바닥을 치고 상승 쪽으로 방향을 튼게 아니냐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이 아직은 신중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증시가 바닥을 친 것으로 확신하기는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고CNN 머니는 덧붙였다.

CNN 머니는 고용 통계가 발표된 지난 6일 시카고옵션시장(CBOE)의 폿옵션對 콜옵션 비율이 최소한 지난 95년 이후 가장 높은 1.38까지 치솟았음을 상기시키면서이는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큼 시장에서 투매가 활발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풋콜 비율'은 9일 증시가 진정세로 돌아서면서 1.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추얼펀드인 리덱스 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이날 1억3천만달러 가량을 증시 상승 쪽보다는 침체 쪽으로 이동시키는 신중한 포트폴리오를 견지했다는 것이다.

선다이얼 캐피털 리서치의 제이손 괩펠트 최고경영자(CEO)는 이처럼 펀드 자금이 `비관적인 쪽'으로 하룻새 대거 이동한 것을 "4년여만에 처음 봤다"고 CNN 머니에 밝혔다.

괩펠트는 10일 선다이얼 웹사이트에 올린 투자분석 보고서에서 "지난 며칠새 증시 자금이 눈에 띄게 많이 이동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그러나 "향후 몇주 안에 자금 유입이 긍정적인 쪽으로 바뀌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 이틀간의 상황을 볼 때 이런 상황이 더 빨리 실현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우지수 외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바닥에 와있는 것으로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스닥 지수가 지난 6일 투매 상황 속에 52주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음을 상기시켰다.

찰스 슈왑 계열인 사이버 트레이더의 수석 시장분석가 켄 타워는 CNN 머니에 나스닥 지수의 이같은 움직임은 증시 추이를 전반적으로 예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나스닥 시장이 주저앉은 것은 반대로 반등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음을 의미하는것으로 이를테면 시스코 시스템스가 10일 오후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을 발표함으로써 상승의 탄력이 충분함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타워는 "뉴욕 증시가 7월의 침체에서 마침내 빠져나오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면서 "바닥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마냥 낙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고 CNN 머니는 강조했다.

고유가와 테러 위협이 복병으로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가의 경우 석유회사들에 `노다지'만은 아니라는 점도 지적됐다.

즉 엑손 모빌과 셰브론 텍사코 등 대표적인 석유주들이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지난 3일 이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언급됐다.

타워는 이에 대해 "석유주들의 탄탄한 상승 가도에서 처음으로 허점이 노출됐다"고 표현했다.
투자자들이 그만큼 신중하게 처신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월의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7월의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나쁘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예정대로 단호하게'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도 투자자들에게`과연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탄탄한가'에 대한 경각심을 오히려 높이는 요소라고분석했다.

어웨이드 애셋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어웨이드 회장은 CNN 머니에 "투자자들의이런 우려들이 앞으로 몇달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3.4분기의 기업 수익성 보고서가나와야만 투자자들이 행동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대통령 선거가 끝나야 자금이 본격적으로 움직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증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된 조사에서도 증시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무래도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쪽에 더 무게가 실린다.

CNN 머니가 투자자문 위클리를 작성하는 140여명의 미국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증시가 아직은 상승보다는 약세 쪽이라고 응답한 케이스가 두배 많았다.
증시가 아직은 바닥을 치지 않았음을 뒷받침하는 전형적인 수치라는 것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10일 뉴욕 증시가 눈에 띄게 반등한 것이 오히려 `부정적인 신호'라면서 증시가 여전히 `급격한 조정'을 필요로 함을 뒷받침하는증거라고 분석했다.
조정의 고통이 조금 더 늦춰지는 것 뿐이라는 얘기다.

힌드데일 어소시에이츠의 투자분석 책임자 폴 놀테는 CNN 머니에 "지수가 3-5%상승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약세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예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10일 1,073을 기록했으나 1,000선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놀테는 "(당분간) 증시가 급등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대신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가 어느 정도는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