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로 알려진 주성엔지니어링은 올 들어 액정표시장치(LCD) 주도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해 4월 3천원대였던 주가는 코스닥지수 연중 고점이었던 지난 4월26일 1만5천2백원까지 상승했다. 1년 만에 4백%대의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최근 정보기술(IT)업황 악화 우려감으로 7천1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다시 반등에 나서면서 8천원대 회복을 활발히 시도 중이다. 이에 따라 '간판 LCD 장비주'란 위상도 굳히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성엔지니어링이 우량주로 거듭 태어날 것이라고 보는 애널리스트는 별로 없었다. 2001년 50억원의 순손실을 본 데 이어 2002년에는 손실 규모가 8백76억원으로 확대됐으니 그럴 만도 했다. 지난해 적자는 크게 줄었지만 2백88억원으로 감내하기가 쉽지 않은 수준이었다.

지난해까지 이 회사의 실적이 악화됐던 이유는 반도체 부문에서 국내 최대 고객이었던 삼성전자가 거래선을 끊었기 때문이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하이닉스 부실로 국내 반도체 산업이 삼성전자 위주로 재편되던 시기에 삼성전자와의 거래가 끊긴 만큼 반도체 장비업체로서 실적 모멘텀을 갖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서는 사정이 1백80도 달라졌다. 반도체 장비 대신 LCD 장비를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갖췄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양대 LCD업체로 꼽히는 LG필립스LCD를 주요 납품처로 확보했고 대만 등 해외 수출선도 늘렸다.

올 상반기에는 LCD 관련 장비의 판매호조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1천25억원에 영업이익 2백88억원,순이익 2백80억원으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8%에 달했다.

내년 매출에 반영될 수주잔고도 4백50억원어치를 확보했다.

최근 LCD 업황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주성엔지니어링의 실적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이 회사에 대해 "주요 대만 업체들의 6·7세대 LCD 장비 발주가 이어지고 있고 신규 고객 확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점이 하반기 실적으로 가시화될 경우 강력한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