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은행인 국민은행은 올 2분기 다소 실망스런 실적을 내놓았다.
2분기 순이익 1천5백63억원, 상반기 순이익은 3천76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지주 하나은행 등 다른 대형 은행 실적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가계대출 대손충당금 적립금액이 예상보다 커진 데다 신용카드 대환론에 대한 추가충당금 등 비경상적 손실이 발생한 결과다.
하반기에도 내수침체 장기화에 따른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의 추가부실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난 4월 중순 4만9천원에 달했던 이 은행 주가는 7월 중순 3만1천원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는 지금이 국민은행 주식을 저가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이 지난 4월 중순 이후 주가 하락 과정에서 꾸준히 주식을 사들인 것도 이같은 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지분율은 4월 중순 75%대 중반에서 현재 77%대 중반으로 2%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진창환 제일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2천5백30억원가량의 1회성 비용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2분기를 기점으로 조금씩 실적이 턴어라운드하고 있다"며 "당장 강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더라도 더 이상 악화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6월말 기준 연체율이 3.3%로 전분기 대비 0.67%포인트 하락하는 등 자산건전성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반기 이후 신용카드 부문에서의 대손충당금 적립규모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주가 호재다.
조병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신용카드 부문의 대손충당금 적립금액은 상반기 1조2천억원에 달했지만 하반기 4천억원대로 급감하면서 가계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의 대손충당금 부담 증가를 크게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일투자증권 진 연구원은 "판매관리비를 올 상반기에 4.8% 줄이는 등 경영진이 현재 정상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2005년 상반기까지 이같은 비용절감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주가가 매우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점도 투자포인트다.
신영증권 조 연구원은 "올해 순이익이 없다고 가정하고 2000년 이후의 최저 PBR(주가순자산비율)인 1.0배를 적용해도 국민은행의 목표가는 2만7천5백원이 나온다"며 "투자기간을 실적 개선폭이 확대될 내년초까지로 늘려 잡는다면 3만원대 초반의 주가는 매우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신영증권과 제일투자증권은 국민은행의 목표주가로 각각 4만6천3백원과 4만5천원을 제시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