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 앞으로 정보화 관련 수사에서 많은 활약을 하고 싶습니다."

국내 최대 수사기관인 서울중앙지검의 최초 여성 특수부 검사로 임명된 이지원 검사(40·사시39회)는 12일 "부패사범 척결을 위한 특수수사 임무를 맡게 돼 큰 책임과 부담을 느낀다"며 첫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1999년 김진숙 검사(40·32회)가 여성으로는 전국 최초로 광주지검 특수부에서 활약했고 여성이 없던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에도 작년 8월 서인선 검사(30·41회)가 배치된 적은 있지만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로 여성이 임명되기는 이번이 처음.

오는 15일자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로 소속이 바뀌는 이 검사는 '최초 컴퓨터 원격 수사'로도 이미 검찰 내에서 이름을 날린 바 있다.

평택지청에서 근무하던 2002∼2003년 이 검사는 컴퓨터 오락 아이템 판매를 빙자,청소년들로부터 돈을 갈취한 10대들을 상대로 컴퓨터 화상대화를 통해 수사를 진행한 것.정식기소 건도 아닌 '기소유예'건을 위해 초범인 이들에게 먼 지방에서 자신이 있는 평택까지 오라고 하기에는 피해액도 크지 않아 컴퓨터 화상 대화 수사 아이디어를 평택지청장에게 제안해 승낙을 얻었다.

특수부 검사 인사에 인품을 최우선시하겠다는 최근 김승규 법무장관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 검사는 "이번에 나의 인품에 대해 되돌아보게 됐다"며 "앞으로 그 기준에 맞출 수 있도록 인간적 배려를 잊지 않는 검사가 되겠다"고 답했다.

1989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이 검사는 친오빠인 이영렬 법무부 검찰 4과장(46·28회)의 영향으로 남편인 남상철 변호사(38·38회)와 함께 뒤늦게 사법시험을 준비,남편보다 1년 늦은 지난 97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수원지검 성남지청과 평택지청을 거쳐 올 2월부터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에서 일해왔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