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팅업체들이 내실경영체제로 돌아섰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기대를 부풀게 했던 홈쇼핑사업은 이제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선두업체인 LG홈쇼핑과 CJ홈쇼핑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5~9% 가까이 감소했고 우리,현대,농수산홈쇼핑 등 후발사의 경우도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앞으로의 업황에도 좋은 소식보다는 나쁜 소식이 더 많다.

방송위공정위 등도 홈쇼핑 업체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공인인증 유료화 등 무점포유통의 매매보호를 위한 신규제도들도 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엔 신용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가 직면한 제반 환경이 홈쇼핑업체들을 외형경쟁보다는 내실경영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최근 홈쇼핑업계는 상품 품질 검사를 강화하는 등 상품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CRM(고객관계관리)시스템을 토앻 정교한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VIP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재구매율을 높여가고 있다.

홈쇼핑업계는 주력 상품군을 바꾸고 신규 상품 카테고리를 개발함으로써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컴퓨터 가전 등 고가 제품과 의류 보석 등 패션용품은 침체된 소비심리로 매출이 줄면서 편성 비중도 낮아졌다.

반면 주방용품 건강식품 교육상품 등 실속 상품군과 보험 등 신규 상품 편성 비증은 대폭 확대되고 있다.

LG홈쇼핑은 지난해 2분기 편성 비중이 5%이던 컴퓨터가 올 2분기는 2% 이내로 줄었고 지난해 2분기 10%를 넘던 의류 비중도 상당폭 감소한 상태다.

CJ홈쇼핑도 지난해 말부터 업계 최초로 방송편성표를 공개하고 배송 예정일 제도를 시행하는 등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데 마케팅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의 이같은 내실경영은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2·4분기 실적에서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 업체들은 여행 보험 온라인교육 등 무형상품의 편성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유형의 상품들이 안고 있던 배송 반품 등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TV매체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신규 무형 상품이 속속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사업의 정체가 케이블 가시청 가구수의 포화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다.

그러나 홈쇼핑 구매 고객의 연 평균 구매회수가 불과 2~3회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구매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별화로 재구매율을 조금만 높일 수 있다면 홈쇼핑이 제2의 호황도 가능하리라는게 업계의 낙관적인 분석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