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콜금리를 연 3.75%에서 3.5%로 0.25%포인트 내린 것은 분명 예상 밖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유가 등 최근의 물가오름세를 감안할 때 현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했고,하루 전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올려 우리 통화당국으로선 선택의 폭이 더욱 좁아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금통위의 콜금리 인하는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가 있고,특히 경기침체가 더이상 방치할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박승 한은 총재가 금리인하의 주된 이유로 "정부나 한국은행이 별도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경제성장은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더욱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한 대목에서 그같은 절박감을 읽을 수 있다.

물론 금리인하로 인한 부작용이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물가 불안을 부추키지 않을까 하는게 가장 염려스러운 점이고,또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경기회복에 얼마나 도움을 주겠느냐는 점도 의문이 아닐수 없다.

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들의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은 물론 초저금리로 인해 자금수급의 매개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각종 통화 정책이 제 구실을 못할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설명대로 지금의 물가압박은 원가상승에 따른 비용증가요인이지 결코 초과수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물가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자금이 일부 유출된다 해도 외환보유고가 충분해 환율이 급격히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과연 경기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냐는 점이다.

금리를 낮춘다고 기대만큼 소비가 늘어나겠느냐는 의문이다.

그러나 더이상의 악화를 막는다는 차원에서 보면 꼭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낮은 금리는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고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켜 증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날 콜금리 인하발표 직후부터 증시가 급등한 것도 이같은 기대를 갖게 해준다.

실제 그동안 자금수요가 없어 시중금리가 떨어졌지만 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자금이 금융권 안에서만 머물렀지 기업이나 증시로 흐르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물론 지금처럼 어려운 경제를 금리인하 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북돋울수 있는 획기적인 기업우대정책들도 강구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내수 소비도 살아나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