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하결정에 대해 대부분 민간 경제연구소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기회복에 팔을 걷어붙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국내 금융자산의 상당부분을 갖고 있는 장년층의 노후불안감을 촉발, 내수부진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지금은 콜금리를 내려 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금통위도 그런 의도에서 금리를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다만 경기에 대한 민간과 정부의 인식차가 좁혀졌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노진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의 경기불황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파생됐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경기순환적 측면에서만 접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가계부채 때문에 일시적으로 국내 경제가 성장추세에서 이탈했을 뿐이라는 정부의 안이한 인식이 금리인하라는 '효과없는' 카드를 꺼내들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노 연구원은 "금리인하가 오히려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만 부추겨 별 효과도 없이 금융시장 안정성을 해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아예 "긍정적인 효과는 커녕 되레 내수침체의 골만 깊게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 이유로 우선 국내 경제가 통화정책을 펴도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다는 점을 꼽았다.

금리가 높아서 투자를 안 하거나 소비를 줄이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금리가 낮아지는 바람에 이자수입으로 생활하는 50대 이상의 지갑이 더욱 얇아지는 점도 내수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이 10년간 장기불황을 겪은 것도 금융자산의 60% 이상을 소유한 고령자들이 금리가 제로(0) 수준까지 낮아지자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