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이 맡아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이 겸직하게 됨으로써 국정운영 방식과 여권내 역학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외교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정 장관에게 "통일외교안보분야를 책임지고 이끌어 달라고 당부하면서 NSC 사무처에게 정장관이 위임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종민(金鍾敏)청와대 대변인이 13일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12일 오후 남북회담사무국에서 열린 NSC 상임위에서 최종 결정됐다"면서 "권진호(權鎭鎬) 국가안보보좌관이 이같은 내용을 대통령에게 건의했고,노 대통령은 정 장관을 NSC 상임위원장으로 지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 장관은 앞으로 사실상 통일부총리와 같은 역할을 맡아 통일.외교.안보 분야를 총괄하게 됐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지시의 근본 취지는 외교안보 유관부처간 협력을 강화한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통일장관을 통일부총리로 격상시키는 직제 개편 문제는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NSC 상임위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의를 주재해 왔으나 앞으로는 통일장관이 주관하게 됨으로써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시절의 통일부 장관 중심 체제로 복귀하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