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으로 지난 6월초부터 본격 출시된 "실물펀드"의 상품별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펀드와 선박펀드는 발매 즉시 매진되며 2개월여만에 2천억원이 훨씬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금 환율 원유 연예사업 등에 투자하는 펀드는 고객의 외면을 받는 대조적 양상이다.

1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충북 오창과 천안 직산에 건설 중인 아파트에 투자하는 맵스자산운용의 '맵스프론티어부동산2호'는 지난주 발매 후 이틀 만에 목표금액인 3백억원을 채웠다.

이 회사는 앞서 6월 초에도 4백50억원 규모의 '맵스프론티어부동산1호'를 발매와 동시에 모두 팔았다.

△한국투신운용의 '부자아빠하늘채부동산투자신탁1호'(7백40억원) △KTB자산운용의 'KTB웰빙 특별자산펀드'(3백억원)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특별자산1호,2호'(2백50억원) 등도 인기를 끌어 최근 두 달간 2천억원을 웃도는 자금이 부동산펀드로 몰려왔다.

선박을 매입해 해운업체에 빌려준 뒤 임대료를 받는 선박펀드도 인기를 끄는 실물펀드로 꼽히고 있다.

지난 3월 대우증권이 판매한 '동북아1호선박투자회사'는 1백61억원 모집에 1천3백억원이 몰려 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은 9월 중 총 1천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부동산 선박 등과 함께 기대를 모았던 금 원유 등에 투자하는 실물펀드들은 목표금액 모집에 실패하는 등 '고배'를 마셨다.

김승길 맵스자산운용 상품기획팀장은 "부동산과는 달리 금 원유 등은 투자자들에게 아직 생소하게 느껴져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물펀드는 당분간 고객의 인기가 집중돼 있는 부동산이나 선박펀드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제일투신운용 등 아직까지 부동산펀드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자산운용사들이 잇달아 관련 팀을 신설하며 부동산펀드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게 이를 말해준다.

특히 부동산펀드는 '고수익 고위험' 구조를 갖춘 상품으로 발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부동산펀드는 이미 진행 중인 부동산개발 사업에 펀드자금을 담보 대출(프로젝트파이낸싱)해주는 '초보적' 형태였다.

김승길 팀장은 "펀드 자금으로 빌딩을 사서 이를 리모델링한 뒤 임대사업을 하거나,아예 부동산개발 사업을 펀드가 직접 수행하면 단순한 대출보다 위험은 높은 대신 고수익이 가능하다"며 "향후 부동산펀드는 이같은 '고위험 고수익' 형태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이 회사는 내달 중 빌딩 임대사업을 주 수익원으로 하는 부동산펀드 출시를 추진 중이다.

김상욱 골든브릿지자산운용 기업금융팀장은 "당분간 부동산펀드가 실물펀드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겠지만 부실채권(NPL)펀드,인수·합병(M&A)펀드 등 또 다른 '틈새 상품'들이 나오면서 실물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택 폭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