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의 '월요경제'] 어안…느닷…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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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삼 국어사전을 찾아볼 일이 많아졌다.
순우리말로 속내를 드러내는 고위 당국자들 때문이다.
반길 일이긴 한데 앞뒤 문맥을 보면 시쳇말로 기분이 영 '껄적지근(꺼림칙)'해진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 "(참여정부 경제정책을) 사회주의 정책이라 이름표를 붙이고 막연한 불안을 부추기는 행태를 보면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어안'은 정신, '벙벙하다'는 흐릿하다는 의미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콜금리 인하조치를) 언론에서 느닷없는 인하라고 보도하고 있는데 어이가 없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느닷'은 늦다의 '늦'과 씨앗의 '앗'이 합쳐진 말.
'느닷없이'는 '뒤늦게 근거 없이'란 뜻이고, 유사어로는 '뜬금(변동가격)없이'나 '난데(출처)없이'가 있다.
아울러 '어이없다'의 '어이'는 맷돌의 손잡이를 지칭하는 '어처구니'의 준말.
뜻밖의 일을 당해 정신이 혼미하고 기가 막힌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 이 위원장 입에서 나오니 정말 어안이 벙벙해진다.
또 콜금리 인하 전까지 박 총재의 일련의 발언들을 되짚어 보면 오히려 국민들이 어이없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럴 때는 순우리말로 "허거프고(허전하고 어이가 없고) 뜨악하다(썩 미덥지 못하다)"고 쏴주고 싶다.
8월도 절반이 지났다.
주말에 비가 내린 뒤 밤에 잠들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절기라는게 어김이 없으니 참 묘하다.
지난주 전방위 경제살리기로 급선회를 선언한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주 경기와 고유가 대책으로 바쁘게 생겼다.
우선 17일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재정확대 규제완화 등 경기진작책과 이달 임시국회(23일) 및 내달 정기국회 대책 등을 논의한다.
야4당(한나라ㆍ민노ㆍ민주당 자민련)도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를 갖는다.
야4당 대표와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참석한다.
386세대의 낮은 생산성을 비판했던 이 부총리는 '신의정연구센터' 창립기념 심포지엄(18일)에서 386의원들과 대화를 가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천정부지 국제 유가와 관련,석유공사에서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16일)에 이어 이희범 산자부 장관이 직접 주재하는 신ㆍ재생에너지 간담회(18일), 에너지절약전문기업 활성화대책회의(19일) 등이 열린다.
뾰족한 대책이 없어 국제유가 추이만 쳐다봐야 할 듯하다.
경제지표 가운데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19일)과 한국은행의 2ㆍ4분기 경제성장률 통계(20일)가 주목된다.
아울러 중국과의 3차 쌀 협상도 시한(9월말)이 임박해 이젠 관심을 갖고 눈여겨봐야 하겠다.
<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 >
순우리말로 속내를 드러내는 고위 당국자들 때문이다.
반길 일이긴 한데 앞뒤 문맥을 보면 시쳇말로 기분이 영 '껄적지근(꺼림칙)'해진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 "(참여정부 경제정책을) 사회주의 정책이라 이름표를 붙이고 막연한 불안을 부추기는 행태를 보면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어안'은 정신, '벙벙하다'는 흐릿하다는 의미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콜금리 인하조치를) 언론에서 느닷없는 인하라고 보도하고 있는데 어이가 없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느닷'은 늦다의 '늦'과 씨앗의 '앗'이 합쳐진 말.
'느닷없이'는 '뒤늦게 근거 없이'란 뜻이고, 유사어로는 '뜬금(변동가격)없이'나 '난데(출처)없이'가 있다.
아울러 '어이없다'의 '어이'는 맷돌의 손잡이를 지칭하는 '어처구니'의 준말.
뜻밖의 일을 당해 정신이 혼미하고 기가 막힌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 이 위원장 입에서 나오니 정말 어안이 벙벙해진다.
또 콜금리 인하 전까지 박 총재의 일련의 발언들을 되짚어 보면 오히려 국민들이 어이없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럴 때는 순우리말로 "허거프고(허전하고 어이가 없고) 뜨악하다(썩 미덥지 못하다)"고 쏴주고 싶다.
8월도 절반이 지났다.
주말에 비가 내린 뒤 밤에 잠들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절기라는게 어김이 없으니 참 묘하다.
지난주 전방위 경제살리기로 급선회를 선언한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주 경기와 고유가 대책으로 바쁘게 생겼다.
우선 17일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재정확대 규제완화 등 경기진작책과 이달 임시국회(23일) 및 내달 정기국회 대책 등을 논의한다.
야4당(한나라ㆍ민노ㆍ민주당 자민련)도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를 갖는다.
야4당 대표와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참석한다.
386세대의 낮은 생산성을 비판했던 이 부총리는 '신의정연구센터' 창립기념 심포지엄(18일)에서 386의원들과 대화를 가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천정부지 국제 유가와 관련,석유공사에서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16일)에 이어 이희범 산자부 장관이 직접 주재하는 신ㆍ재생에너지 간담회(18일), 에너지절약전문기업 활성화대책회의(19일) 등이 열린다.
뾰족한 대책이 없어 국제유가 추이만 쳐다봐야 할 듯하다.
경제지표 가운데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19일)과 한국은행의 2ㆍ4분기 경제성장률 통계(20일)가 주목된다.
아울러 중국과의 3차 쌀 협상도 시한(9월말)이 임박해 이젠 관심을 갖고 눈여겨봐야 하겠다.
<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