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일상을 마치 눈앞의 일처럼 보여준 영화를 꼽으라면 개인적으로 '마이너리티 리포트''매트릭스'시리즈,그리고 최근에 개봉한 '아이 로봇'이 떠오른다.

최첨단의 그래픽 처리와 영상미로 전 세계의 관객을 사로잡았던 영화들이다.

이 영화들이 제시하는 컴퓨터와 인간,현실과 가상공간의 관계와 같은 중심 테마도 재미있었으나,몇몇 소품이나 장면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거나 현재 개발 중인 첨단기술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점이 더욱 흥미로웠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경우 디지털 ID 시대의 단면을 보여준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명장면 중 하나인 주인공이 거리를 활보할 때 광고판들이 주인공의 ID를 파악해 개인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장면은 동공을 매개로 한 디지털 ID 사회를 묘사하고 있다.

현재 그 초기이긴 하지만 깨알만한 칩을 사물에 부착시켜 한번에 장바구니에 든 모든 물건값을 계산하고 짐을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운반하는 기술이 시장에 나오고 있으며,영화에서처럼 사람에게 이 기술을 적용하는 시대도 머지 않았다.

'매트릭스'의 경우 IT코리아의 위상을 체감할 수 있었던 영화로 기억에 남는다.

전화가 현실과 가상 세계를 잇는 주요 장치 역할을 하는 영화에서 핵심 소품격인 매트릭스 폰을 국내 모 기업이 제작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캠코더,디지털 카메라,MP3 등의 기능이 더해지면서 대표적 컨버전스 제품이 되고 있는 휴대폰 산업을 이끄는 한국의 경쟁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향후 더 발전된 휴대폰은 화상대화는 물론 컴퓨터가 수행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흡수해 움직이는 사무실로 기능할 것이다.

'아이 로봇'은 어릴적 즐겨보던 만화의 소재였던 로봇을 매우 현실감있게 묘사했다.

현재 산업용 로봇 시대를 막 지나 애완용 또는 가사용 로봇이 이제 실용화 초기 단계에 접어드는 시점에서,정부가 왜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지능형 서비스 로봇'연관 산업을 육성하는 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좋은 영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언급한 영화들은 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하는 기술진보의 역기능을 영화제작자가 상상력을 동원해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지만,그 속의 편리한 미래는 공상이 아닌 현실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