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계속되면서 중고물품을 판매하는 재활용센터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경기가 어려우면 중고물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 재활용센터가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중고물품의 공급 자체가 줄어 아예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노원구 재활용센터의 장성이 소장(45)은 16일 "무더운 날씨 탓에 선풍기와 소형 냉장고가 예전보다 많이 팔렸을 뿐 가구 등 다른 품목은 예년 판매량을 한참 밑돈다"며 "3∼4년 전보다 매출이 40% 정도 줄었다"고 푸념했다.

그는 "냉장고의 경우도 하루 10명이 찾으면 1∼2개만 물건을 대는 실정"이라며 "외환위기 때도 이렇게 사정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기가 좋으면 소비자들이 새 가구나 가전제품을 많이 구입하고 그만큼 쓸만한 중고품도 많이 나오게 마련인데 저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쓰던 물건을 아껴쓰면서 재활용센터에 팔 만한 물건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게 업자들의 설명.

은평구 재활용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

은평구 재활용센터 관계자는 "중고품을 찾는 사람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인데 반해 중고품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아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재활용센터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생활자원재활용협회 조홍연 사무국장(39)은 "경기가 어렵다보니 매매가 잘 안되는데 반해 건물유지비나 각종 세금 등 비용은 오히려 늘어나 전체 재활용센터들의 매출이 2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