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서비스 산업이 성장활력 감소와 투자 정체라는 족쇄를 풀고 내수 경기 진작에 큰 몫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투자 촉진 정책이활성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통신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IMT-2000 사업자 선정 이후 정체에빠진 유.무선 통신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과거 국산 전(全)전자교환기 개발과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상용화 성공 때처럼 정부가 적극 나서 통신서비스업체들의 투자 의욕을 높여줘야 할 때라는 것. 실제 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KT,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의 CEO(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올해 상반기중 조기집행비율을 총 투자비의 44%에서 70%로 올렸으나 실제 투자액은 목표치의 절반을 겨우 넘긴 상태이다.

이들 6개 유.무선 통신사업자들이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보고서를 종합.분석해보면 이들 업체의 올 상반기 설비투자비용은 총 2조3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조9천59억원에 비해 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같은 미미한 증가세도 KT와 KTF가 작년 상반기에 비해 각각 27%와 39%가 늘어난 7천132억원과 5천830억원을 투자한 데 기인했을 뿐 SKT, LGT,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 4개 업체의 올 상반기 투자 규모는 작년에 비해 7-61%까지 줄었다.

특히 무선분야 지배적 사업자인 SKT는 올 상반기 투자 목표였던 8천450억원의 54.9%인 4천640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쳐 작년 같은 기간 5천40억보다 적었다.
SKT는정통부가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에 대한 투자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나실제 투입한 설비투자비는 5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IG, 뉴브릿지 등 외국자본의 경영권 인수로 공격적 투자에 나설 것으로기대를 모았던 하나로텔레콤은 올 상반기 투자 목표 2천300억원의 2.9%인 797억원의투자에 그쳐 작년 2천96억원의 절반에도 턱없이 못미쳤다.
하나로텔레콤은 당초 올상반기에 2천300원억의 투자를 할 계획이었다.

여기에 LGT와 데이콤도 올 상반기에 각각 작년 상반기 투자액 1천185억원과 308억원에도 못미치는 1천505억원과 131억원의 시설투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정통부의 IT839전략 등 기본 로드맵은 제조산업 육성에 초점이맞춰진 것이지 서비스 산업 활성화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며 "정통부가 하반기에는인터넷전화(VoIP), 디지털방송 등 신규 서비스를 지렛대로 적극적인 투자 촉진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통부가 IMT-2000 사업자 선정때 1조3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숫자의 출연금을 거둔 뒤 IT업계가 침체기를 맞고 있다"며 "정통부가 휴대인터넷 사업자 선정에서는 이같은 오류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IMT-2000 서비스=현재 각 국가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이동전화시스템의 규격을 통일해 세계 어느 곳에서나 동일한 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이동통신 서비스

IT839 전략= 지상파디지털TV, 홈네트워크, 인터넷전화 등 8대 신규 서비스와광대역통합망, U-센서 네트워크, 차세대 인터넷 주소체계 등 3대 인프라, 그리고 차세대 이동통신, 차세대 PC 등 9대 신성장동력이 서로 연계, 발전토록 하는 것

(서울=연합뉴스) 류현성 기자 rhe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