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아테네올림픽대회 초반부터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92바르셀로나대회 이후 24연승을 구가하던 '농구 드림팀' 미국이 16일(한국시간) 푸에르토리코에 패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수영 남자 4백m 계영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수영강국 미국과 호주를 꺾었다.

또 배드민턴과 탁구 축구 테니스 등에서도 약체로 평가받던 선수나 국가가 우승후보들을 잇따라 잠재우며 '무명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백9승2패의 화려한 전적으로 지난 70년간 농구지존의 자리를 지켜온 미국은 대회 4연패를 위해 앨런 아이버슨,팀 던컨 등 특급 스타들을 출전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푸에르토리코에 92-73으로 패하는 이변을 낳았다.

샤킬 오닐,코비 브라이언트,칼 말론 등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신변위협을 이유로 출전을 포기했다고는 하나 다른 나라와의 전력차가 워낙 커서 우승을 낙관하던 미국의 자존심이 크게 구겨진 셈이다.

미국이 변변한 전략도 없이 개인플레이에 의존해 연습하듯 경기에 나선 것이 패인이라는 게 농구계의 평가다.

또 '수영신동'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8관왕 달성도 남아공 수영팀에 의해 무산됐다.

남아공은 4백m 남자 계영에서 3분13초17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고 펠프스가 참가한 미국팀은 남아공 네덜란드에 이어 동메달에 그쳤다.

수영 첫날 개인혼영 4백m에서 금메달을 낚았던 펠프스는 이로써 8개 도전종목 중 하나가 제외돼 72년 마크 스피츠(미국)가 세운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7개)을 넘어서겠다는 목표가 수포로 돌아갔다.

배드민턴 남자단식에서는 세계랭킹 1위 린 단(중국)이 시드도 받지 못한 싱가포르의 로널드 수실로에게 0-2로 패해 초반 탈락했으며 여자 단식에서는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카밀라 마틴(덴마크)이 영국의 트레이시 핼럼에게 무릎을 꿇었다.

세계 테니스 랭킹 5위인 영국의 팀 헨만은 남자단식 1회전에서 랭킹 27위인 지리 노박(체코)에게 0-2로 무기력하게 무너져 메달의 꿈을 접어야 했다.

축구에서는 전쟁의 상흔을 안고 출전한 이라크가 포르투갈에 이어 코스타리카까지 꺾고 2연승으로 8강에 선착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유도의 희망이었던 최민호(창원경륜공단)가 남자 60㎏급에서 무리한 체중감량으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무명의 몽골선수에게 일격을 당한 것도 이변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