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부동산 버블붕괴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신문은 최근 '부동산 거품 폭발 위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내 인민폐 대출 잔고 17조위안 중 부동산 담보 대출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약 1천조원이 넘는 돈이다.

건축 업자들은 은행 돈으로 고급 주택과 사무실을 짓고,일반인들 역시 대출을 받아 이를 사들인 결과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35개 도시 주택 가격은 평균 27만위안(30평 기준·약 3천8백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올랐다.

도심 거주자의 가처분 소득(상반기 중 4천8백15위안)을 하나도 쓰지 않고 28년간 모아야 30평짜리 집 한 채를 장만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가격 상승률을 가처분 소득 증가율(11.3%)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가처분소득과 집값의 괴리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 물량과 집값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은행 돈이 떠받치고 있다는 게 문제다.

16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중국 대도시에서 고급 빌딩 신축이 붐을 이루고 있어 수년 안에 사무실 총 면적이 50%나 늘어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은행 대출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 사무실과 상가를 담보로 빌려간 돈이 2조1천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1% 급증했다.

이는 싼 대출 이자 덕분에 은행 돈을 빌려 현물에 투자하는 것이 남는 장사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중국 국영은행들은 1995년 이래 8번에 걸쳐 대출 금리를 인하,1년 만기 상품 금리를 5.31%로 낮췄다.

7월에 기록한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 5.3%와 같은 수준이다.

뉴욕타임스는 "상당수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정치적인 커넥션을 가지고 있어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은행들은 법적 규제로 담보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까봐 부실 건축업자를 부도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