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금리 사상최저] 정부 高환율정책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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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인하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정부의 '고(高)환율' 정책에도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원ㆍ달러환율 하락을 막는데 치중하던 외환당국이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지나친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
◆ 물가는 환율로 잡는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하는 과정에서 재정경제부와 사전교감을 나눴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한은이 금리를 인하해 재경부의 환율 방어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재경부는 지나친 환율 상승을 억제해 물가상승 압력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금리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더 늘어난 마당에 고환율은 물가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떨어져 외국과의 금리차가 확대되면 높은 수익률을 좇아 해외로 빠져나가는 국내 자본이 늘어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환전수요가 늘어 환율은 상승(원화 약세)하게 되고 이는 수입재 가격을 끌어 올려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 변화는 시작됐다
외환시장에서는 재경부의 환율방어 강도가 요즘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정미영 삼성선물 과장은 "그동안 환율의 아래쪽에만 신경을 쓰던 외환당국이 지금은 위쪽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방어하려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는 외환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생긴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을 두 손 들어 환영한다"며 "앞으로 환율은 시장의 수급과 펀더멘털에 따라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대목도 시장에서는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진우 농협선물 리서치팀장은 "앞으로는 적어도 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달러매수 개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더욱 좁아진 환율변동폭
그러나 아직까지 재경부의 '공식' 입장은 외환정책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최중경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다리 한쪽(내수)이 부러졌다고 성한 다리(수출)마저 부러뜨려 균형을 맞출 수는 없다"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구길모 외환은행 과장은 "외환당국이 물가상승을 우려해 지나친 환율상승을 바라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성장의 축인 수출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환율은 예전보다 더 좁은 박스권에서 한동안 횡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원ㆍ달러환율 하락을 막는데 치중하던 외환당국이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지나친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
◆ 물가는 환율로 잡는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하는 과정에서 재정경제부와 사전교감을 나눴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한은이 금리를 인하해 재경부의 환율 방어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재경부는 지나친 환율 상승을 억제해 물가상승 압력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금리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더 늘어난 마당에 고환율은 물가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떨어져 외국과의 금리차가 확대되면 높은 수익률을 좇아 해외로 빠져나가는 국내 자본이 늘어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환전수요가 늘어 환율은 상승(원화 약세)하게 되고 이는 수입재 가격을 끌어 올려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 변화는 시작됐다
외환시장에서는 재경부의 환율방어 강도가 요즘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정미영 삼성선물 과장은 "그동안 환율의 아래쪽에만 신경을 쓰던 외환당국이 지금은 위쪽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방어하려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는 외환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생긴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을 두 손 들어 환영한다"며 "앞으로 환율은 시장의 수급과 펀더멘털에 따라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대목도 시장에서는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진우 농협선물 리서치팀장은 "앞으로는 적어도 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달러매수 개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더욱 좁아진 환율변동폭
그러나 아직까지 재경부의 '공식' 입장은 외환정책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최중경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다리 한쪽(내수)이 부러졌다고 성한 다리(수출)마저 부러뜨려 균형을 맞출 수는 없다"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구길모 외환은행 과장은 "외환당국이 물가상승을 우려해 지나친 환율상승을 바라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성장의 축인 수출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환율은 예전보다 더 좁은 박스권에서 한동안 횡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