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전선업체인 진로산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LG전선과 대한전선이 복수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전선업계 1,2위 업체가 맞붙어 관심을 끌어온 진로산업 인수전은 2라운드로 돌입하게 됐다.

대전지법 파산부는 16일 법정관리 중인 진로산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이같이 선정하고 두 업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우선협상대상자를 복수로 선정하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법원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7백억원이 넘는 인수가액을 제시하는 등 인수조건이 엇비슷한 데다 LG전선이 인수대금과 고용승계 등 일부 조항에 단서를 달아 문구 해석상 이견이 있어 복수선정하게 된 것"이라며 "실사를 거쳐 양측의 최종 제안서를 받은 뒤 빠르면 이달말께 최종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전선과 대한전선은 이번주 중 인수대금의 5%를 이행보증금으로 납입하고 법원과 각각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곧바로 진로산업에 대한 정밀실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법원은 이달말께 실사가 끝나는 대로 두 회사로부터 최종 인수제안서를 받은 뒤 매각대상자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LG전선은 선박용 전선에 강점을 갖고 있는 진로산업을 인수,현재 15%에 불과한 세계 선박용전선 시장점유율을 30%대로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1위업체로 부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문제가 된 단서조항의 일부는 이미 수정했으며 나머지 조항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법원의 요구에 맞추기로 했다.

대한전선 역시 선박용 전선시장 신규 진입 및 '금싸라기' 땅인 안양공장 이전을 위해 진로산업 인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진로산업 인수에 성공할 경우 진로산업 천안공장(5만평)에 대한전선 안양공장(8만평) 시설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천4백49억원의 매출을 올린 전선업계 4위 기업인 진로산업은 2천8백억원에 이르는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