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부동산 가격 거품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실수요층이 얇은 상황에서 공급과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경제시보는 최근 '부동산 거품 잠재,폭발 위험'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내 인민폐 대출 잔고 17조위안 중 부동산 담보 대출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1천조원이 넘는 돈이다.

건축 업자들이 은행 돈을 빌려 고급 주택과 사무실을 무더기로 짓고,일반인도 대출을 받아 이를 사들인 결과다.

중국의 도심 집값은 이미 가처분 소득을 하나도 쓰지 않고 26년간 모아야 장만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랐다.

올 상반기 중 도심 거주자의 가처분 소득은 4천8백15위안인데 비해 집값은 24만9천위안(30평 기준·3천5백만원)이나 된다.

이처럼 주택을 비롯한 사무실 및 상가빌딩이 크게 늘고 있는 데는 은행 대출이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인민폐 대출잔고 17조위안 중 절반이 부동산담보 대출인 가운데 올 상반기 사무실과 상가를 담보로 빌려간 돈은 2조1천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36.1%나 급증했다.

1년 만기 대출 금리가 5.31%로 물가상승률(7월 중 전년대비 5.3%)과 비슷해 대출을 받아 현물에 투자하는 것이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1995년 이래 8번이나 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이같은 가수요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투명하지만,공급 물량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

16일 뉴욕타임스는 현재 중국 부동산 개발 추세로 볼 때 도시 사무실 총 면적이 수 년 안에 50%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보도했다.

금리가 올라 수요가 일시에 줄어들 경우 건축 업계는 빚더미에 앉을 우려가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상당수 개발업자들이 정계에 커넥션을 가지고 있어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법적 규제로 담보 매각이 어려워 은행들은 부실 건축업자를 부도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