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의 여성이 이처럼 호소했다.
무더운 여름철에 더위를 무릅쓰고 햇빛 아래서 일을 하고 난 후에 이 같은 증상이 발생했다고 한다.
얼굴 빛이 희고 약간 비만인 체질의 이 여성은 팔다리에 힘이 없어지고, 정신이 맑지 못하며 동작이 느려지고 소변도 색깔이 누렇게 변하면서 잦아졌다고 말했다.
대변도 묽어지면서 횟수가 늘어나고, 몸에 열이 나면서 갈증이 나고, 숨이 차면서 땀이 비 오듯 줄줄 흐른다고 털어놨다.
맥(脈)이 허(虛), 세(細)하고 느린 것으로 볼 때 주하병(注夏病)으로 진단됐다.
흔히 하는 말로 '더위를 먹은 것'이었다.
여름철 더위를 먹은 것을 치료하는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을 20일 정도 복용시킨 결과 완전히 치료됐다.
땀이란 인체의 진액(津液)이 새어 나오는 것인데, 더운 여름철이면 피부의 모공이 열려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오게 된다.
운동을 해서 자연적으로 나오는 땀은 생리적인 것으로 인체에 유익하지만 기운이 허약해져 모공이 저절로 열려서 땀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게 되면 몹시 지치게 된다.
한방에서는 낮에 흘리는 땀을 자한(自汗), 밤에 흘리는 땀을 도한(盜汗)이라고 한다.
부위별로도 땀이 머리부위에만 흐르는 두한(頭汗), 손발바닥에만 흐르는 수족한(手足汗), 가슴부위에만 흐르는 심한(心汗), 양기가 부족해 하체에만 흐르는 음한(陰汗) 등으로도 나눈다.
이처럼 땀은 원인과 체질에 따라, 나오는 부위와 시간이 다르게 되므로 치료 또한 원인과 체질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면 겨울철에도 밥을 먹으면서 얼굴에 땀을 줄줄 흘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대부분 위장기능의 장애로 인해 발생한다.
처방은 체질과 증상에 따라 위장의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약을 쓰게 되며, 음식을 조절해야 한다.
또 주색과도(酒色過度)로 인해 양기가 부족하게 되면 땀이 하체에 집중되어 나오게 되는데, 체질에 따라 양기를 보충해 주면서 땀이 나지 않게 하는 약을 쓰게 된다.
신경을 과도하게 쓰게 되면 가슴부위에서만 땀이 나게 되며 이같은 심한(心汗)에는 복령보심탕(茯笭補心湯), 삼귀요자(蔘歸要子) 등의 처방으로 신경을 안정시켜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용발 < 보산한의원 원장 www.bosan-om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