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사태 진정으로 국제유가 급등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에서 잇달아 유가안정을 유도하는 발언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오바이드 빈 사이프 알 나세리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 장관은 16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OPEC 회원국들이 유가안정을 위해 원유생산을 최대 한도까지 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UAE의 하루 2백50만배럴을 포함해 OPEC 회원국 전체가 3천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다"며 "현 유가 수준에선 모든 회원국들이 최대 한도까지 증산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증산계획에 대해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OPEC 의장도 지난 15일 "시장에 하루 1백50만∼2백만배럴의 원유가 과다공급되고 있다"며 '심리적 프리미엄'이 제거될 경우 국제유가가 내년에 배럴당 30달러로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OPEC 대표인 후세인 카젬푸르 아르데빌라도 석유부 웹사이트를 통해 "현재 시장에는 수요보다 하루 2백80만배럴이 추가 공급되고 있다"고 주장, 공급 부족이 유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을 일축했다.

OPEC이 원유시장에서 '구두개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고유가로 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경우 산유국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OPEC이 최근의 고유가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요 소비국들의 비난을 의식한 제스처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OPEC의 증산여력이 별로 없다는 점을 들어 '구두개입' 약효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OPEC 회원국의 잇단 '유가안정' 발언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소환투표 승리로 정국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상승세를 지속하던 국제유가는 16일 하락세로 반전됐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