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이 돌아오고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대체에너지 개발이 지지부진한 틈을 타 한물간 연료로 취급돼 오던 석탄이 값싼 에너지 원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FT는 이미 미국 내 발전소의 절반 이상이 석탄을 연료로 사용 중이며 최근 들어 발전소들의 석탄 의존도가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석탄을 원료로 쓰는 발전소를 추가로 92개(발전용량 총 5만9천MW) 건설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환경오염 문제가 있지만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1백48개의 석탄 발전소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각국에서 건설 예정인 석탄발전소도 약 1천개에 달한다.

이 중 이미 공사가 시작된 1백여개의 대부분은 최근 에너지 소비 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에 건설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나 인도 등 개발도상국이 가격도 싸고 공급도 안정적인 석탄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중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5%에서 2015년에는 50%로 늘어날 전망이다.

'석탄의 컴백'은 금융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미국에서 석탄 기준가격은 지난 2003년 5월 이후 두 배로 올라 현재 t당 60달러까지 치솟았다.

석탄 회사들의 주가도 크게 올라 다른 업종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특이한 사실은 세계 최대 석탄 보유국인 미국이 최근 들어 석탄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환경단체와 유럽국가들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석탄발전소 건설 불가피론을 계속 피력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전 세계 석탄 매장량의 4분의 1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에너지의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석탄산업 장려책을 쓰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