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 재료 업체들이 실적 호전세를 앞세워 반등에 나서고 있다.

피케이엘 아큐텍반도체 동진쎄미켐 리노공업 소디프신소재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반도체·LCD 전방업체들의 대규모 투자와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올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냈다.

이에 따라 실적발표 직후 반도체·LCD 장비주에 몰렸던 시장의 관심도 재료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줄줄이 '어닝서프라이즈'

코스닥 반도체 재료주들은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17일 약세장임에도 큰 폭으로 오른채 장을 마쳤다.

아큐텍반도체가 가격제한폭까지 급등,이달들어서만 29.4%나 올랐다.

소디프신소재는 이달 초 대비 17.2%,피케이엘은 최근 4일간 7.5% 오르는 등 재료주 대부분이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재료주들의 두각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서 촉발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디프신소재는 상반기 매출이 2백32억원으로 지난해의 두배를 넘어섰다.

순이익도 75억6천여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백31.2%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실적을 깎아 내렸던 발포제 부문이 흑자로 전환된데 따른 것이다.

아큐텍반도체는 지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백14.1%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신규사업인 COF(칩 실장방식)부문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덕택이다.

동진쎄미켐은 순이익 증가율이 1백4.7%에 달했고 리노공업과 엠케이전자도 순이익이 65% 이상 많아졌다.

리노공업의 영업이익률은 39.4%로 코스닥 전체 제조업체 중 최고 수준이다.

이들은 반도체·LCD 전방업체들의 대규모 투자와 함께 해외에서 실적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만과 중국 등의 매출비중이 많게는 50% 이상을 차지,국내 의존도가 높은 다른 업체들에 비해 공급과잉에 따른 실적우려가 적은 것으로 지적된다.

◆내년 실적 전망도 '맑음'

향후 전망도 장비업체들에 비해 밝은 편이다.

LG필립스LCD의 6세대 LCD라인,삼성전자 7세대 라인이 오는 4분기와 내년 1분기 각각 가동에 들어간다.

대부분 장비공급이 이미 완료된 상태다.

그동안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혜택을 봤다면 앞으로는 재료주들이 수혜주라는 얘기다.

특히 6세대나 7세대 LCD패널은 기판 면적이 5세대의 세배에 달해 납품규모도 더욱 커지게 된다.

동양종금증권 우준식 연구원은 "반도체 재료의 경우 소자나 패널업체들이 함부로 납품업체를 바꾸기 힘든 특성이 있다"며 "따라서 진입장벽이 높고 LCD부품 등의 가격인하 압력에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우 연구원은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의 신규라인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부터는 재료주들의 실적 증가세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 진영훈 연구원도 "1회성 수주로 매출 변동성이 큰 장비업체에 비해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IT(정보기술) 경기 방어주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진 연구원은 "업체별로는 단가 인하에 따른 실적둔화 우려가 있다"며 "단가인하 가능성이 낮고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재료를 만드는 업체에 선별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