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17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 등 2천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뉴 스포티지' 신차발표회를 갖고 판매에 들어갔다.
뉴 스포티지는 세단의 승차감, 레저용 차량(RV)의 공간활용성, 세련된 스타일을 컨셉트로 개발됐다.
기아자동차는 뉴 스포티지는 레저와 스포츠를 즐기면서 합리적 가격의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매스티지(masstige=mass+prestige)' 계층을 타깃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 콤팩트 SUV 대세몰이
기아차는 뉴 스포티지를 앞세워 상반기 내수부진에서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콤팩트 SUV는 올해 극심한 내수불황에도 불구, 경차와 더불어 시장규모가 급성장한 유일한 차종.
기아차는 올해 내수 2만대, 수출 3만대 판매를 시작으로 내년 이후 연간 내수 5만대, 수출 25만대 등 3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먼저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SUV시장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뉴 스포티지는 투싼과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외관과 인테리어에서 차별화된 만큼 판매충돌보다는 시장확대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디자인은 투싼이 여성적인 이미지를 주는 반면 스포티지는 남성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고급스러운 내ㆍ외장 및 각종 첨단 사양을 채택, 럭셔리 SUV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1백15마력의 2.0 커먼레일 디젤엔진과 2.0 CVVT 베타 가솔린 엔진을 탑재, 강력한 파워와 국내 SUV중 최고 연비(ℓ당 14.6km, 2WD 수동변속 기준)를 실현했다.
미 교통관리국(NHTSA) 기준, 별 다섯개로 최고 수준의 안전성도 확보했다.
판매가격은 2WD의 경우 1천4백72만∼2천67만원, 4WD는 1천6백30만∼2천2백20만원이다.
프리미엄 모델은 자동변속기 포함, 1천8백92만∼2천3백65만원으로 투싼보다 다소 높게 책정됐다.
◆ 수출 전략차종 육성
기아차는 내달 열리는 파리모터쇼에 스포티지를 선보인 뒤 10월부터 본격적인 유럽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내년초에는 북미시장에 론칭키로 하는 등 수출전략 차종으로 키울 계획이다.
기아차는 93년 출시 후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56만여대를 판매한 스포티지가 해외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소비자 인지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북미시장에서는 품질을 인정받기 위해 초기품질지수(IQS) 목표를 기아차 생산차종 중 가장 뛰어난 94로 설정했다.
수출차종에는 2.7ℓ V6 가솔린 엔진사양을 추가하는 등 차별화된 모델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시장에서 스포티지의 강력한 경쟁차종은 유럽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의 투싼을 비롯 혼다 CR-V와 도요타 RAV4, 폰티악의 VIBE 등이 꼽히고 있다.
혼다는 특히 오는 10월중 CR-V를 국내시장에 도입,판매한다는 계획이어서 해외와 국내에서 치열한 판촉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스포티지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내수ㆍ수출 차명을 통일하고 최근 바꾼 새로운 CI를 처음으로 적용했다"며 "올해 3만대를 시작으로 연간 25만대 이상을 해외에서 소화해낸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