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대란이 실제로 벌어질 조짐이다.

진로노조가 19일부터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강경조치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면 소주시장과 연관 업종은 갖가지 후유증을 앓게 된다.

우선 가장 걱정되는 대목은 공급부족에 따른 시중 판매가격 상승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생산라인 가동시간이 16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어들면 소주대란이 곧바로 일어나게 된다"고 말한다.

8시간동안 최대 생산량은 약 7만상자(2백10만병).

평소 하루 공급치인 19만상자(5백70만병)보다 태부족이다.

이런 부족상태가 3일만 지속되면 시중 재고물량이 바닥나 판매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게 된다.

지방소주 등 대체소주가 있기는 하지만 문제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수도권의 경우 두산의 '산소주'가 있으나 생산능력이 진로의 10분의1 이하 수준이어서 별 도움이 안된다.

지방소주가 올라올 수 있으나 진로맛에 길들여진 서울 수도권 소비자들이 지방소주를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경쟁사들이 생산시설을 늘릴 수도 있으나 진로생산이 정상화되면 낭패를 본다.

소주 관련업종에 지금보다 더한 불경기가 닥칠 수도 있다.

고깃집은 물론 포장마차 음식점 주점 등 관련 업종은 불황의 수렁으로 더 깊이 빠지게 된다.

소주가 있어야 삼겹살 등 안주가 팔리는 것은 불문가지.

음식점 등에서 고기판매가 줄면 육류업체들도 같은 홍역을 치르게 된다.

2차로 가는 맥주집에도 영향을 미칠게 뻔하다.

진로 채권자도 손해를 본다.

진로 가치를 키워 매각하려는 국내외 진로채권자들로서는 진로파업이 달가울리 없다.

무엇보다 진로 자체가 타격을 입는다.

공급차질에 따라 여론이 악화되면 소비자들도 돌아설 수 있다.

시장에서 영원한 장수상품은 없다.

일부 네티즌들은 벌써 "진로는 없어도 된다"며 회사를 비난하고 있다.

임금협상 당사자인 진로노조와 사측, 법원은 이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1998년 부도이후 시장점유율이 30%대로 추락한 때를 되새겨볼 시점이다.

고기완 생활경제부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