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25·KT)가 2004아테네올림픽 사격 50m 권총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진종오는 17일(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 마르코풀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50m 권총에서 본선(5백67점)을 1위로 통과했으나 결선에서의 난조로 94.5점을 보태는 데 그쳐 합계 6백61.5점으로 러시아의 미하일 네스트루에프(6백63.3점)에 이어 2위를 했다.

진종오는 전날 여자 트랩에서 동메달을 딴 이보나(상무)에 이어 사격에서 두 번째 메달리스트가 됐다.

북한의 김정수도 6백57.7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하며 남북한이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장면을 연출했다.

한국이 올림픽 권총 종목에서 메달을 신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진종오로서는 다 잡았던 금메달을 놓친 것이어서 너무나 아쉬운 경기였다.

진종오는 본선에서 8점짜리만 2번 쐈을 뿐 나머지 58발을 9점 이상 과녁에 맞히는 등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쳤으나 막상 결선이 시작되자 크게 흔들렸다.

3발째에 7.6점의 저조한 점수를 낸 진종오는 4발째에 9.9점을 맞히면서 10.4점을 쏜 네스트루에프에 역전을 허용했다.

전열을 재정비한 진종오는 5,6발째에서 잇따라 10.1점과 10.4점을 명중시키며 재역전시켰지만 7번째발에서 어이없이 6.9점을 쏘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하지 않은 사격 50m권총에서 은메달을 따낸 것은 기대 이상의 수확이라는 평가다.

진종오는 부산아시안게임 공기권총에서 동메달을 땄을 뿐 세계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데다 대표 경력도 그리 길지 않은 무명선수였다.

지난 6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밀라노월드컵 50m 권총에서 은메달을 수확했을 때에도 '다크호스' 정도로 분류됐을 뿐이다.

하지만 사격계에서는 승부 근성이 남다른데다 조준 자세에서 권총을 흔들리지 않게 잡아두는 능력이 뛰어나 은근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진종오는 특히 여자권총이 초과로 획득한 쿼터 1개를 반납하는 대신 출전권을 남자쪽으로 돌려달라는 대한사격연맹의 요구가 국제사격연맹(ISSF)으로부터 받아들여져 아테네행 비행기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