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교육사업은 경기와 무관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도 경기 좋을 때 얘기다.

"IMF환란때보다 더 심하다"는 말이 통용되는 요즘은 교육이란 간판만 내건다고 손님이 몰려오지 않는다.

무언가 눈에 띄는 특징이 없다면 거들떠보지도 않는게 학부모들이다.

대신 구미가 당기면 한달에 수십만원도 아깝지 않다는게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심리. 위즈아일랜드는 교육과 놀이를 접목한 토종 유아교육브랜드다.

요리방을 만들어 놓고 소꿉놀이를 하면서 수학 물리 화학 개념을 자연스럽게 가르치고 있다.

위즈아일랜드에는 놀이공간과 음악,미술,수학,요리,게임 등을 익힐수 있는 방이 각각 마련 돼 있다.

화장실 사용법과 매너를 익히기 위해 축소판 화장실도 있다.

"요리실에서 설탕 한술,물 두컵으로 수학을 배우고 질량이니 고체 액체니 하는 어려운 개념도 익힐 수 있지요." 요리에 대한 이재환 사장(38)의 생각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인 3∼7세 유아들이 요리를 끝낸 뒤 뿌듯한 성취감에서 좋아할 뿐 아니라 부모와 요리를 나눠 먹으면서 인성교육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대학 졸업 후 S물산에서 상사맨으로 12년간 일한 뒤 99년 사표를 냈다.

그는 처음에 J영어학원을 운영했다.

"원생을 3백명이나 모집해 프랜차이즈 본사가 선정하는 전국 최우수 캠퍼스에 들어갈 정도로 사업이 잘 됐죠.초등부 위주인 J영어학원의 교육 패턴에서 벗어나 유치부를 만들어 히트하기도 했습니다."

돈은 잘 벌렸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회의는 깊어갔다.

어린 아이들이 영어를 암기하는 앵무새처럼 변해간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아이들의 영어실력을 수시로 확인하려는 부모들의 조급함이 아이들을 '암기하는 기계'로 만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창의력과 인성이 퇴보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자연스럽게 길러주는 교육방법이 없을까 궁리하기 시작했지요. 음악 미술 영어 놀이 가베 요리 등 각 분야의 교육 전문가들을 백방으로 찾아 다녔습니다."

그 때 만난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현재 본사 부설 감성놀이연구소 고문인 김정운 명지대 교수다.

김 교수 등의 도움을 얻은 그는 2년만에 프로그램을 완성하고 올 1월 초 경기 분당신도시에 위즈아일랜드 본원을 열었다.

면적은 실평 1백10평.프로그램 개발비를 포함해 총 10억원 정도가 투자됐다.

이 사장은 놀이 학습이 점차 안정단계에 접어들자 한 걸음 나아가 인성 발달 방안을 마련했다.

본사 25명의 임직원들과 학부모들이 동참해 고아원,정신지체자 수용소,독거노인 수용소와 자매 결연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펴는 일이다.

본원뿐 아니라 가맹점주에게도 지역 기부활동은 의무 사항이다.

수익의 1%를 지역사회의 불우한 이웃을 위해 내놓아야 하는 조건이다.

교사들을 양성하는 유아교육원도 부설기관으로 설립했다.

원생 10명을 감당하는 교사는 40시간에 걸친 기본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수시로 열리는 워크숍에 참가,다른 교사들과 경험을 교류하는 기회를 갖는다.

"요즘은 시골에 있는 폐교를 매입해 자연학습체험장으로 꾸미고 원생들을 1주일씩 생활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내년 이맘때면 가능합니다. 틈나는대로 일본 미국 중국을 가보는 데요, 머지않아 우리 브랜드를 이런 나라에 수출하게 될 겁니다. 교포 3,4세들에게 우리 동화와 동요,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주는 기관이 없지 않습니까. 교포 자녀들에게도 민족정서에 맞는 감성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사회를 책임지는 소수의 엘리트,즉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사업에서 실현하겠다는 이 사장의 의지가 언제 결실을 맺을 지 주목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