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상품이 진화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기존 보험상품의 신규 판매액이 급감하고 해약률마저 높아지자 보험사들이 퓨전상품, 틈새상품 등과 같은 '진화'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상품만 진화되고 있는게 아니다.


보험상품 판매 채널 역시 은행, 홈쇼핑, 인터넷 등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다.


판매채널의 진화는 '보험료 할인'이란 '과실'을 금융소비자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 퓨전상품이 뜬다


생보업계의 대표적인 퓨전상품인 '변액유니버설 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은 투신상품의 특징인 실적배당(변액)기능과 은행 예금상품의 장점인 '자유입출금(유니버설) 기능'을 합쳐 놓았다.


보험상품 고유의 보장성 기능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변액유니버설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회사는 지난 7월까지만 해도 교보생명, 메트라이프생명, PCA생명, 푸르덴셜생명 등 4개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대한생명과 삼성생명이 변액유니버설 시장에 뛰어든데 이어 동양생명도 내달께 신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 SK생명은 유니버설보험과 치명적질병(CI)보험을 결합한 '유니버설 CI보험'이란 신상품을 개발, 변액유니버설보험을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종신보험'에 이어 '변액유니버설보험'시장을 놓고 생보사들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 통합보험도 '업그레이드'


손보업계에서는 통합보험이 차세대 주력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통합보험은 하나의 보험에만 가입해도 50여개 이상의 위험을 한꺼번에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


암보험, 배상책임보험, 자동차보험, 상해보험, 화재보험 등 다양한 손해보험상품을 '묶음 판매'하기 때문에 각각의 보험에 가입할 때보다 보험료가 저렴한게 특징이다.


삼성, 동양, 동부, LG화재에 이어 이달 들어서는 현대해상이 신상품을 내놨다.


현대해상은 업계 최대 수준인 87개 위험을 담보, 통합보험의 보장기능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 판매채널도 '진화'


보험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온라인 자동차보험.


이 상품은 '보험료가 평균 15% 정도 저렴하고 가입방법도 간편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자동차 보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보험료를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는 특약이 많다는 것도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강점이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시장에 첫선을 보인지 2년만에 시장점유율 6%를 돌파할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이어 홈쇼핑보험, TM보험, 인터넷보험 등도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월 말까지 은행에서 팔린 방카슈랑스 보험건수는 총 39만5천여건(2003년 9월 이후 기준).


보험료 수입을 기준으로 했을 때 총 2조7천2백억원 어치 팔려 나갔다.


기존 설계사 중심의 판매채널이 온라인, 은행, TM, 홈쇼핑 등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 틈새상품 잇따라 등장


금융소비자들의 활동과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이색 보험상품들도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커플보험' '테러보험' '다이어트보험' 등이 대표적인 예다.


손보사들은 인라인 스케이트, 골프, 마라톤 등 여가활동을 할 때 입게 되는 사고에 대해 보상하는 상해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또 결혼 전 커플과 아내를 위한 보험을 비롯해 테러에 대비하는 보험도 개발했다.


이밖에 특정 신체부위를 다쳤을 때 집중 보상하는 상해보험, 날씨 때문에 중요한 행사가 취소됐을 때 이를 보상하는 날씨보험 역시 '진화된 틈새상품'에 해당된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