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그라운드".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별칭이다.

지난 2002년 한국과 일본에 건설된 20개 월드컵경기장 중 유일하게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면서 이런 닉네임을 얻었다.

실제 상암구장은 월드컵 행사 이듬해인 지난해 곧바로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도 순이익 전망치가 73억원에 이르는 등 수익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성공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단순한 체육시설에 머물지 않고 체육,문화,쇼핑이 결합된 복합 수익시설로 발빠르게 변신한데 따른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때문에 서울 월드컵경기장은 아시아지역의 대표적인 '경기장 경영 성공 사례'로도 부상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종합운동장이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벤치마킹했으며 베트남에서도 서울 월드컵경기장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정부 관계자들이 다녀갔다.

정인준 경기장관리소장은 "국내 다른 자치단체와 일본 및 미국 언론사 등을 포함하면 최근 1년여 동안에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한 기관은 30여군데에 이른다"고 밝혔다.

◆국내 월드컵경기장 중 '나홀로 흑자'

월드컵 행사를 위해 국내에 지어진 경기장은 서울 인천 대전 부산 광주 등에 모두 10개다.

이중 흑자를 내는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2002년 27억원의 적자에서 지난해 1백30억원 매출에 60억원 흑자로 돌아섰으며 올해는 매출 1백54억원,순이익이 7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천 대전 부산 등에 있는 다른 경기장이 지난해 10억∼20억원대의 손실을 냈고 일본도 10개 경기장 중 삿포로와 고베 정도만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상당한 성과라는 분석이다.

서울 월드컵경기장 운영기관인 서울시설관리공단 김순직 이사장은 "8월까지 임대료 등을 합친 매출이 1백36억원에 이르고 있어 내부적으론 올해 순이익을 79억원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 영화관람 쇼핑 등 '월드컵 몰'로 변신

서울 월드컵경기장 흑자경영의 핵심은 지난해 5월 문을 연 2만5천여평의 '월드컵 몰'이다.

여기에는 할인점 까르푸,영화상영관 CGV,스포츠센터,사우나,예식장 및 뷔페식당,국민은행 등이 입점해 있다.

시설관리공단은 이들 8개 입점 업체로부터 올해 임대료(연간)만 1백17억원을 받았다.

할인점 업체인 한국까르푸가 92억원으로 가장 많고 예식장이 10억원,CGV와 패스트푸드점이 각각 4억원 등이다.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입주 업체들 대부분은 불만이 없다.

무엇보다 장사가 잘 되기 때문이다.

까르푸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하루 매출액이 3억1천만원선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매출은 4억∼5억원에 이르고 있다.

하루 2천2백만원의 매출을 올려야 적자를 면하는 CGV 영화관도 지난달 하루 평균 매출이 4천6백여만원에 달했다.

◆'4강 잔디' 등 공격적인 수익원 발굴

내년부터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는 야간에 전광판을 통해 영화가 상영된다.

연간 25회 정도의 축구 경기를 제외하고는 비어있는 경기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다.

'월드컵 4강 잔디'라는 브랜드로 소형 잔디화분도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월드컵경기장 주변의 남측 교량 2개는 겨울철에 눈썰매장으로 바뀐다.

또 경기장 3층 여유공간(데크)은 '맥주 광장' 등으로 바꾸고 6만여개의 축구경기장 좌석을 기업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계획도 구상 중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주경기장에 오페라 뮤지컬 등 대규모 공연을 유치,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공단은 이런 신규 수익원 발굴을 위해 올 상반기 6개월 동안 전문업체로부터 컨설팅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