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게릴라 마케팅' 열풍이 불고 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시내 한복판에서 소규모 사람들을 동원,게릴라처럼 '신속하고 기발한' 광고전략을 펼치는 기업이 늘고 있다.

CNN방송은 18일 "하루 평균 3천건 이상의 광고에 노출되는 소비자로부터 관심을 끌려면 사람이 많이 모인 곳으로 찾아가 게릴라처럼 강력한 광고기법을 써야 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최근 뉴욕의 명물로 자리잡은 뉴욕 헬스클럽의 거리 홍보. 뉴욕 헬스클럽은 예쁜 여성들을 홍보 도우미로 고용, 헬스클럽 로고가 새겨진 팬티를 '도발적으로' 드러내게 하는 광고전략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에 대한 입소문은 미국 전역으로 퍼졌고 헬스클럽의 인터넷 사이트인 '엉덩이 광고(www.ass-vertise.com)'에는 지금까지 79만명이나 접속했다.

이 클럽의 매출이 매월 폭증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의류업체 '르 티그르'는 지난 6월 미국 5대 도시에서 동상 등 거리 조형물들을 회사 깃발로 덮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회사는 내달 US오픈 테니스 대회장에 비키니 차림의 직원들을 파견, 무료 T셔츠를 배포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씨티그룹은 모델처럼 늘씬한 여직원들이 거리에서 동전지갑을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지갑 속엔 동전과 함께 씨티그룹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광고 문구도 담기로 했다.

최근 미네소타 주정부는 낚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시카고 거리 한복판에서 소형 낚싯배를 띄우는 공연을 실시하기도 했다.

존 스노 재무장관이 회장직을 역임했던 철도회사 CSX는 '계란 깨기'라는 이색 행사를 하고 있다.

자사의 옥외광고판에 계란을 던지는 사람만을 채용하겠다는 것.

이는 열차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이다.

이처럼 게릴라 마케팅이 유행하는 것은 투입비용에 비해 효과가 크기 때문.

광고기획사 호라이전 미디어의 브래드 애드겟 부사장은 "수백만달러가 소요되는 30초짜리 TV광고의 효과에 의구심을 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게릴라 마케팅은 1만달러 내외의 저렴한 비용으로 '의외의'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작용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02년 뉴욕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릴라 마케팅 차원에서 배포한 나비 스티커 수천장이 시 전체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 회사에 벌금을 부과했다.

비디오 게임업체 어클레임 엔터테인먼트는 공포물을 홍보하기 위해 '가짜 피'를 길거리에 뿌리려다 시 당국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고 계획을 포기하기도 했다.

CNN방송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한 고객 밀착형 마케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활용한다면 게릴라 마케팅은 대부분 성공을 거둔다"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