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파업으로 직장폐쇄 조치가 내려진 ㈜코오롱 구미공장의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로부터 사직서를 일괄 제출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코오롱에 따르면 구미공장 노조 집행부는 지난 16일 밤까지 1천4백여명의 조합원들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아 보관 중이다.

사측은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이 파업에 불참하거나 복귀 신청을 하는 등 파업 지침에 불응할 경우 '사직서를 회사에 송부해 사직 처리되도록 하겠다'며 조합원들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측은 사직서는 본인이 직접 제출할 경우에만 유효한 것이며 사직서 제출지침을 내리거나 이를 취합해 조합에 제출한 자는 사직강요에 해당하므로 위법행위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직서를 집행부에 제출했는데 진짜 해고되는 것이냐고 묻는 조합원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노조 간부회의에서 결의된 대로 조합원들이 자율적인 의사에 따라 사직서를 낸 것이며 제출을 강요한 적은 없다"며 사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해고와 고소·고발,손배·가압류 등의 조치를 통해 '노조 죽이기'에 나서고 있어 이에 맞서기 위해 자율적으로 사직서를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회사 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경북본부 등은 18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회사측의 직장폐쇄 조치에 불응,사업장에 남아 파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