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공장용지 포화와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계획의 영향으로 중견ㆍ중소기업 공장들의 충청권 이전이 급격히 늘고 있다.

18일 산업단지공단과 중소기업진흥공단 및 중소업계에 따르면 서울 인천 안양 반월 등 수도권의 중견ㆍ중소기업중 수백개가 충청권으로 이전을 추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현상은 충청권의 땅값이 그동안 상승했는데도 수도권에 비해 훨씬 저렴한데다 행정수도가 이전될 경우 발전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충청권 일부 산업단지의 경우 공장 부지가 동이 나고 있으며 공장 매물이 회수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볼트와 동남정밀 등 서울과 인천 반월 등지에 산재해 있는 중소 부품업체 11개는 충주 제2산업단지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이 매입한 공장 부지는 총 18만4천8백㎡에 이른다.

이들 중 볼트제조업체인 한국볼트는 반월공단의 생산설비를 이 지역으로 옮기기로 하고 최근 현지에 6만6천㎡(약 2만평) 규모의 부지를 마련했다.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 2개로 나뉘어 있는 공장을 하나로 통합하고 설비도 현대화해야 하나 현재의 반월공단은 땅값이 비싸 비용이 저렴한 충청권으로 옮기기로 한 것.

반월공단은 땅값이 평당 2백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이를 처분하면 충주(평당 15만∼20만원선)에 더 큰 공장을 짓고도 남는다.

실제로 이 회사는 충주로 옮기면서 공장 규모를 2배로 늘릴 예정이다.

부채표 활명수를 생산하는 동화약품 안양공장도 충주로 이전한다.

동화약품은 최근 충주에 공장 부지 8만2천5백㎡를 49억원에 매입했으며 먼저 내년에 연면적 2만3천여㎡ 규모의 공장을 지어 입주할 예정이다.

경기도 광주와 안양에 공장을 두고 있는 에덴바이오벽지 역시 충주로 공장을 확장 이전하기로 했다.

최근 부지와 공장 건물을 매입한 이 회사는 30억원을 들여 올 11월 가동한다는 계획으로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크라운제과 안양공장은 대전 3ㆍ4산업단지로 이전키로 하고 부지 8만㎡를 매입했다.

서울의 변압기업체인 제룡산업과 경기도 시흥의 철도신호장비업체인 태정전척 등 20여개사도 대전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오는 2006년까지 군포공장을 충북 오창산업단지로 이전키로 하고 현재의 공장 부지 26만㎡를 매각했다.

기아자동차가 조성 중인 충남 서산지방산업단지 등 서산 인근에는 자동차 관련 기업 약 15개사가 입주할 예정이며 천안에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장비업체 10여개사가 추가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또 <>홍성 은하1농공단지 <>충남 인주 1단지 <>천안 6단지 <>아산 둔포지역 등도 공장부지 매입을 바라는 기업인들로 북적대기 시작했다.

행정수도 이전 예정지로 결정된 공주와 연기 인근 지역엔 첨단 문화산업단지가 들어설 전망이어서 게임 영상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콘텐츠 관련기업들이 땅잡기에 한창이다.

이같이 중견ㆍ중소기업의 공장 이전이 활발해지자 공장건설업체들도 이곳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서울 서초동에 있는 공장건설 전문업체인 도원디테크는 지난달 공장건설본부를 청주 오창산업단지로 이전했다.

신행정수도 이전발표 이후 충청권지역 일부 농공단지나 지방공단에 남아 있던 미분양 공장용지가 속속 사라지고 있다.

한편 공장부지의 평당 거래가는 대전 3ㆍ4단지의 경우 90만~1백만원선으로 인천 남동공단 1백80만~2백50만원, 경기 시화공단 1백30만~2백30만원 등에 비해 아직 절반수준이다.

충주 제2산업단지는 17만8천원, 오창산업단지는 44만1천원, 서산지방산업단지는 8만2천원 수준이다.

이치구 전문기자ㆍ송태형 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