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최근 며칠새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내 주식비중을 줄이며 그동안 줄곧 사모았던 은행 유통 등 내수주와 전기전자주를 팔아치우고 있다.

특히 공교롭게도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발표 이후부터 이같은 움직임이 확연해 그 배경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월 중순 이후 삼성전자국민은행 신세계 등 전기전자ㆍ은행ㆍ내수관련 핵심주를 대거 순매수하면서 반등장을 이끌었다.

이 기간 삼성전자를 3천75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국민은행(1천7백37억원) 하나은행(9백23억원) 신세계(6백26억원) 등을 순매수 상위에 올려놨다.

그러나 지난 16일부터 방향을 바꿔 이들 종목을 다시 내다팔고 있다.

최근 이틀간 삼성전자를 5백35억원어치나 순매도했으며 국민은행 등도 매도규모를 늘렸다.

이날도 국민은행 신한지주 삼성전자 우리금융 신세계 등이 순매도 상위종목에 올랐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주가가 단기간에 일정 목표치에 도달하자 외국인들이 차익실현 물량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최근 반등장을 이끌었던 업종의 시세주도력이 크게 둔화되면서 주가가 상승탄력을 잃고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금융지주 등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3개 은행은 7월 중순 이후 최근까지 20% 이상 급등한 이후 상승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콜금리 인하를 앞둔 시점에서 헤지펀드 등 외국인의 단기 투기자금이 은행을 비롯한 수혜주를 집중 매집했으나 콜금리 인하를 계기로 서둘러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주도주에 대한 주식매도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 연구위원은 "당초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술주가 은행 소재주 등에 집중된 외국인 매수세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며 "새로운 주도업종이 나오지 않는 한 현 지수대(720~780)의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