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옛 SK글로벌)의 외부감사를 맡았던 영화회계법인이 부실감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채권단에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18일 회계업계와 채권단에 따르면 영화회계법인은 SK네트웍스의 39개 채권금융기관에 모두 1백56억원을 배상키로 최근 채권단과 잠정 합의했다.

SK네트웍스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관계자는 "채권금융기관 전체를 상대로 동의 여부를 확인, 19일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다"며 "75% 이상이 동의하면 배상계획이 확정돼 오는 23일께 배상금액이 각 채권금융기관에 입금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영화회계법인으로부터 1백56억원을 받으면 보유채권과 손실액을 기준으로 배상금을 배분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대신 그동안 추진해 왔던 소송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영화회계법인은 제휴관계에 있는 해외 회계법인인 언스트앤영(Earnst&Young)의 자체보험과 내부유보금 등으로 배상금액을 충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형 회계법인이 회계부실을 밝혀내지 못한 책임으로 채권단에 합의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채권단은 SK네트웍스의 경영실적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개선됨에 따라 올해말로 예정된 2차 감자비율을 당초 7대 1 수준에서 3∼4대 1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2천9백60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지난 상반기에는 2천1백4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었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SK네트웍스의 경영상황이 계속 개선될 경우 내년에 자금관리단을 철수시켜 자율추진기업으로 전환시키고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