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중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의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또 미국에 진출한 한국계은행들도 소폭의 흑자로 돌아섰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3개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의 지난 상반기(1∼6월) 순이익은 3천1백8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0.2%(7백40억원) 늘었다.

외국계 은행의 상반기 기준 순이익은 2001년 3천50억원에서 2002년 1천8백81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작년 2천4백49억원으로 다시 늘어난 뒤 2년 연속 증가세다.

금감원은 외국계 은행들이 지난해 외환ㆍ파생상품 거래에서 3백8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엔 1천6백1억원의 흑자를 내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은행 33개 가운데 흑자를 낸 은행은 30개에 달했다.

흑자규모는 미국계인 씨티은행이 6백48억원으로 가장 컸고 영국계 HSBC(3백85억원), 독일계 도이치은행(3백65억원),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2백85억원), 미국계 JP모건체이스(2백65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들 5개 은행의 흑자 총액은 전체 외국계 은행 흑자규모의 61.1%에 달했다.

외국계은행의 총자산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02년 5.4%에서 지난해 5.8%, 올 상반기 7.4%로 높아졌다.

경영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70%로 국내은행 평균 0.64%보다 높았다.

한편 금융감독원 뉴욕사무소는 올 상반기 미국 내 한국계 은행 지점 8개와 현지법인 2개가 모두 흑자를 내면서 총 1천8백80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4천6백2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흑자 전환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흑자폭은 크지 않다고 은행 관계자는 밝혔다.

작년에는 SK글로벌 아메리카 여신이 부실화됨에 따라 대부분의 지점들이 적자를 기록했었다.

6월말 현재 미국내 한국계 은행의 총자산은 36억4천만달러로 작년말에 비해 19억5천만달러 감소했다.

외환은행이 론스타 펀드에 인수된 후 지난 4월 구조조정 차원에서 미국내 점포를 모두 폐쇄했기 때문이다.

한국계 은행은 보수적인 영업과 미흡한 현지 토착화로 획기적인 실적 개선이 어렵고 현지법인은 동포은행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높은 성장세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고광철 특파원ㆍ박준동 기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