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호 태풍 '메기'가 뿌리고 간 집중호우로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19일 "18-19일 호우로 4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주택 9채가 파손되고 농경지 8천여ha와 도로와 하천 등 공공시설 43곳 등이 피해를 봐 61억여원의 손해가 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와 도는 본격적인 복구가 시작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인명피해

태풍 메기로 인한 폭우로 전남에서 4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18일 오후 화순군 화순읍 화순천에서 귀가하던 임모(47)씨, 논에 가던 장흥군부산면 내안리 김모(75)씨, 나주시 다시면 죽산리 앞 영산강에서 양수기 호스를 걷던 임모(74)씨가 각각 급류에 실종됐다.

또 화순군 한천면 석산 공사 현장에서 10m 깊이의 침전용 둑이 무너지면서 굴삭기 기사 정모(42)씨가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들 가운데 화순천에서 실종된 임씨만 이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을 뿐 나머지3명은 아직 생사여부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재민

하천 둑 붕괴와 저지대 침수로 전남지역에서 964가구 2천8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나주 976명, 화순 561명, 장흥 323명 등이며 주택이 전파된 목포와보성지역 2가구 8명을 제외한 주민 모두가 이날 오후 귀가했다.

광주에서도 서구 유덕동 광주천 주변 주민 180가구 461명 등 이재민 1천128명이발생, 인근 초등학교에서 밤을 새웠다.

◇재산피해

전남 화순, 나주,보성 등에서 주택 9채가 전파 또는 반파됐으며 전남 1천400여채, 광주 1천여채 등 주택과 상가 건물 2천400여채가 침수됐다.

장흥군 관산읍 둑 붕괴 등으로 농경지 13ha가 매몰됐으며 전남 7천445ha, 광주408ha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도로와 교량 5곳 335m, 철도 2곳 140m, 소하천 25곳, 수리시설 5곳 등 공공시설43곳이 파손되거나 유실됐다.

이밖에 나주시 산포.남평면, 광주 광산구 등의 비닐하우스와 오리축사, 화훼단지 등 수백여채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광주 북구 운암동 중앙중학교 체육관 지붕 150여평이 무너지기도 했다.

◇교통상황

전라선 곡성역과 경전선 남평역 부근의 선로 유실로 한때 전라선과 경전선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됐으나 응급복구로 이날 새벽과 오후 2시30분께 운행을 재개했다.

침수로 차량 통제됐던 국도 1호선 나주 남평 구간과 국도 13호선 나주 왕곡 구간 등 전남도내 차량통제 10여곳도 모두 정상 소통됐다.

전남 서남해안 각 도서를 연결하는 48개 항로 69척 연안여객선 가운데 홍도와거문도 등 먼 곳을 제외한 여수 남면 등 24개 항로 38척은 이날 오후부터 뱃길을 다시 열었다.

광주와 여수, 목포 공항의 항공기 운항도 오후부터 정상화됐다.

◇응급복구

광주시와 전남도는 공무원과 주민, 군인 등 인력과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 피해 공공시설에 대한 응급복구에 나서 16곳에 대해 복구를 마쳤다.

광주시는 북구 운암동 밤실마을 제2순환도로 비탈면 유실지역에 긴급 복구반을투입, 이날 오전 복구완료했다.

붕괴 위험에 처한 광주 북구 운정동 운정저수지 둑은 군부대가 폭파작업을 통해물길을 돌린 뒤 물빼기 작업을 마쳤다.

나주시 주민과 공무원 200여명은 이날 오전 지석천과 장성천 등 소하천 응급 둑막이 작업을 완료하고 다시면 배수펌프장 부근 유실 둑에 대한 복구작업과 붕괴우려가 높은 세지면 만봉천에 대한 둑 보강작업을 펴고 있다.

전남도 재해대책 관계자는 "태풍이 완전히 물러간 만큼 20일부터는 시군별로 민.관.군이 모두 나서 본격적인 복구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침수지역에 대한 방역과 병충해 방제작업 등을 실시해줄 것"을 당부했다.

◇강우량

18일 새벽부터 이틀동안 나주 다도에 457mm를 비롯, 장흥 379.3mm, 화순 353.1mm, 곡성 305mm, 광주 283.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나주 산포지역에는 18일 오후 1-2시 시우량(時雨量) 96mm의 기록적인 폭우가 퍼붓기도 했다.

(광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nice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