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밀가루 알레르기로 인해 청와대 식단에서 밀가루 음식이 사라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식품 알레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식품 알레르기는 음식물을 섭취한 후 체내에서 발생하는 면역 반응에 의해 나타난다.

알레르기는 성인보다는 소아에서 잘 나타난다.

유병률은 성인의 경우 2%,소아의 경우 5~8%에 이르고 있다.

신생아나 소아의 경우 장의 점막이나 면역 기능의 부진으로 알레르기 항원성을 지닌 음식물이 쉽게 체내로 흡수되면서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 알레르기에 대해 알아본다.

◆아토피도 식품과 관련

섭취하는 모든 식품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을 일으키는 식품은 나이,섭취량,식품 요리 방법,식생활 습관에 따라 달라진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은 보통 식품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이다.

대부분의 알레르겐은 장을 통해 소화가 된 이후에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알레르기 반응의 80∼90% 이상이 식품 알레르겐이며 이 중 우유,계란,땅콩,두유,생선,밀 등에 함유된 단백질은 소아에 영향을 미치며,땅콩,생선,갑각류(새우,게 등),견과류(호두,밤 등) 등에 들어있는 단백질은 성인에 영향을 미친다.

영·유아의 경우 식품 알레르기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식품 알레르기가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소아의 40∼60% 정도가 식품 알레르기와 연관돼 있다.

더구나 식품 알레르기와 연관된 아토피 피부염은 예후가 더 나쁘다.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소아의 50%는 성장하면서 천식으로,80%는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는 두드러기 구토 설사 복통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알레르기 원인 식품은 피하라

식품 알레르기 진단법으로는 음식물을 섭취하게 한 다음 증상이 일어나는 지를 확인하는 음식물 유발시험이 가장 정확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나이가 어릴 경우 시행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어린이의 경우 병력조사,혈청검사,피부반응검사 등을 통해 원인 물질을 추정한다.

이 방법은 간편하기는 하지만 음식물 유발시험에 비해 제대로 원인을 규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가정에서는 어떤 음식을 어느 정도 먹는 지를 식품일지로 기록해 두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식품 알레르기 치료는 원인이 되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식품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을 무작정 피한다면 영양공급부족을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식품 알레르기가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가 문제가 되는 식품을 찾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회피 음식물이 아닌 것을 골고루 섭취해 균형있는 영양공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특정한 식품 알레르기 증상이 저절로 사라지기도 한다.

◆계란은 돌이 지난 다음에 먹여야

식품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생아에 모유를 먹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아토피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 비해 알레르기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므로 모유를 먹이는 게 좋다.

식품 알레르기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는 수유 중인 산모의 식단에서 알레르기를 잘 일으킬 수 있는 음식물(계란,땅콩 등)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이유식이나 고형식 섭취도 생후 4∼6개월 이후에 시작하며,이유식은 알레르기 항원성이 낮은 음식물부터 시작해 차츰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계란은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쉬우므로 생후 1년이 지난 다음에 먹이는게 좋다.

일반적으로 식품 알레르기의 예후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1세 이하에서 문제을 일으키는 계란,우유,콩 등은 3세가 되면 대부분(85% 정도) 알레르기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을 정확히 찾아내 섭취를 제한하면 성장 후에 얼마든지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땅콩,메밀 등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은 지속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안강모 소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