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오전 한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에서 "콜금리 인하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예금금리 뿐 아니라 대출금리도 콜금리 인하 폭 만큼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은행장들은 이에 대해 "은행 전체 대출의 60∼80%는 가계대출 등 주로 서민들이사용하는 시장금리연동대출로 이미 콜금리 인하와 함께 0.25%포인트가 내려갔다"며"나머지 20∼40%의 만기 1년이하 확정금리부 기업대출도 단계적으로 인하할 수밖에없다"고 설명했다.

은행장들은 이에 따라 "서민들에게는 금리인하 효과가 즉시 나타났지만 대기업들이 빌려 쓴 대출자금에 대해서는 효과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며 "종합적으로 볼때 예금금리 인하 효과보다는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은행장들은 하지만 "예금금리는 콜금리 인하로 0.20%포인트 내렸으나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져 대출금리는 이보다 더 내릴 수밖에 없고 마땅한 운용처가 없는은행자금의 10∼20%가 채권.주식시장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커 금리인하가 은행 수지에는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은행장들은 이어 "가계와 카드대출 연체율은 하락하고 있지만 소호(개인사업자),중소기업과 함께 정보.기술(IT)부품 업체, 통신부품 업체, 벤처 업체들의 연체율은상승 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장들은 그러나 "은행들이 연체대출 중 고정이하여신(연체기간 3개월 이상)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보통 70∼90% 정도 쌓고 있고 120%까지 적립하는 곳도 있어연체에 따른 은행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고 하반기에도 양호한 수지를 유지할 것"으로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