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를 밑도는 분양권 가격의 진실은?'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 여파로 분양가를 밑도는 가격의 분양권이 속출하고 있다.

시장 회복을 기대하며 힘겹게 버텨오던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가격 하락의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성급한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직은 여유가 느껴진다.

이들 손절매성 급매물에도 가격 마지노선이 정해져 있어서다.

시장 붕괴를 우려한 '묻지마' 투매가 아니라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성' 매물이라는 게 일선 부동산중개업계의 분석이다.

김포 접경지역인 인천시 서구와 경기도 남양주·광주시 등에서는 분양가보다 1천만원가량 싼 값에 나온 분양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천 서구 원당지구 내 D아파트 28평형의 경우 분양가(기준층 1억3천여만원)보다 1천만원 싼 분양권 매물이 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G아파트 33평형(분양가 1억8천9백만원)의 분양권도 1억8천만원선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이들 매물의 분양가 대비 호가 하락폭은 총 분양가의 10%내로 묶여 있다는 게 공통점이다.

실제로 인천 원당지구 D아파트 28평형 분양권을 소지한 박모씨(42)는 지난 5월 분양권 매매계약 파기로 1천여만원의 계약 파기금을 챙겼다.

시장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분양가보다 5백만원 낮춰 매물을 내놨다.

이 가격에 팔더라도 박씨는 사실 5백만원 이상의 이익을 남기는 셈이다.

김모씨(37)는 계약 파기로 입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을 낮춰 내놓은 경우다.

올 4월 경기 남양주의 한 아파트 분양권을 분양가 수준에 매입했지만 중도금 납입이 부담스러워 매물로 내놓았다.

분양권이 팔리지 않고 중도금 납입 기간이 다가오자 분양가보다 9백만원 싸게 내놓았다.

계약 파기로 1천8백만원을 원주인에게 주더라도 9백만원을 보전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결국 가격을 불문하고 팔려는 묻지마 투자라기보다는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짙게 묻어나는 매물이라는 얘기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