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6성급 호텔로 알려진 W호텔이 20일 서울 광진구 광진동 워커힐호텔 옆에서 문을 열었다.

세계적 호텔체인인 스타우드 & 리조트 월드와이드 계열의 W호텔은 전체가 스타일리시한 예술작품에 비견된다.

W호텔은 로비부터 일반 호텔과는 판이하다.

호텔 문을 열고 로비에 들어서면 엄숙한 프런트 데스크 대신 우주선 모양의 DJ박스가 눈에 들어온다.

DJ박스 옆으론 국내최장인 18.8m짜리 바가 자리잡고 있다.

호텔 로비라기보다는 클럽과 비슷한 분위기다.

집의 거실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해서 로비를 '리빙룸'이라 부른다.

로비의 대리석 바닥엔 회색과 군청색의 계란형의자들이 뒹굴고 천장에는 의자가 그네처럼 매달려 있다.

경기장 스탠드를 본뜬 계단식 좌석에는 두툼한 매트리스가 깔렸다.

리빙룸의 한쪽에는 미국 뉴욕대(NYU)의 대니얼 로진 교수가 제작한 디지털 아트작품 '우든 미로'가 있다.

작품에 내장된 카메라에 인물이 잡히면 신용카드만한 나무 조각 1천5백개가 자동으로 움직이며 이미지를 재생한다.

객실(총2백53실)의 디자인 컨셉트는 '심플과 모던'이다.

숙박료는 1박에 43만5천원부터 6백만원대까지 다양하다.

기본형인 '원더풀 룸'은 모두 1백83실.상아색과 붉은 색이 조화돼 있는 12평의 공간에 중형TV와 냉장고,이탈리아산 둥근 의자 두개와 테이블만 놓여 있다.

한강을 내려다보면서 자쿠지 욕조에 몸을 담글 수 있는 스파룸은 모두 11실이다.

16개의 미디어 룸에는 빨간색 욕조와 50인치 대형 스크린이 포함된 LG전자의 홈시어터 설비 등을 갖춰 놓았다.

이 밖에 아로마 향이 나는 센트룸 13실,그리고 스위트 룸 30실 등이 있다.

하룻밤에 6백만원을 호가하는 '이-와우 스위트룸'에도 군더더기 장식은 없다.

회의실과 서재,대형 거실 등을 갖춘 80평의 공간은 하나로 이뤄졌다.

침대는 2인용 달랑 하나.

침대와 불과 1m 남짓한 거리에는 대형 자쿠지 욕조가 칸막이 없이 마주보고 있다.

호텔내 레스토랑도 두 곳뿐이다.

로비에서 이어지는 카페식 식당 '키친'은 사계절의 특색을 살린 조형물로 꾸며졌다.

식당과 갤러리가 한데 합친 형태다.

키친에서 쓰는 화덕은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수제품이다.

자동차로 따지자면 롤스로이스급 이라는게 직원의 설명.최고급 호텔이라고 해서 이곳의 식음료 가격이 비싼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특급호텔보다 저렴한 편이다.

송아지 간 요리는 1만8천원,소갈비는 2만8천원 정도다.

아시아 요리 전문 레스토랑 '나무'에는 대형 '사케 셀러'를 설치하고 철판요리 등을 맛볼 수 있다.

W호텔에선 직원들을 '탤런트'라고 부른다.

그들에게 직장은 무대다.

그래서 근무시간은 '온 스테이지'상태다.

이름도 '스텔라' '스티븐' 등 서구식 예명을 사용한다.

깔끔한 외모와 자신감 넘치는 당당함이 이들의 특징이다.

'탤런트'는 여성이라도 스커트는 입지 않는다.

'도어맨' 역시 묵직한 수문장의 옷 대신 최신 패션의 정장을 입는다.

이 호텔의 마틴 존스 총지배인은 "W호텔의 모토는 끊임없는 진화"라며 "올해 중 호텔 2,3층 전체에 정통 터키식 목욕탕 '하맘'을 포함한 1천5백평 규모의 스파를 개장하는 등 변신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 호텔등급 어떻게 ‥ >

W호텔은 6성급 호텔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호텔등급에 6성이란 개념은 없다.

우리나라에서 호텔에 주어지는 최상등급은 무궁화 5개를 붙일 수 있는 특1급이다.

W호텔이 6성급이라고 불리는 것은 독특한 개념의 디자인과 서비스 때문이다.

국내 호텔의 등급을 심사하는 기관은 관광협회중앙회와 관광호텔업협회 등 2곳.호텔이 등급심사를 받으려면 이들중 어느 곳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심사시에는 문화관광부의 심사규정을 적용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도 대부분 우리와 마찬가지로 5단계로 호텔 등급을 매긴다.

또 아예 호텔 등급을 매기지 않는 국가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