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데르 푸시킨은 폭압 정치를 펼쳤던 니콜라이 1세 치하의 공허하고 우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정체성을 잃어버린 한 젊은이의 허무한 사랑 이야기를 시리도록 투명한 문체의 운문 소설로 남겼다. 이를 차이콥스키가 오페라로 옮긴 것이 바로 러시아 오페라 역사에 길이 빛나는 명작 <예프게니 오네긴>이다.어느 시골 마을에 오네긴이라는 이름의 청년이 등장한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대귀족이며 세련된 신사인데, 삼촌의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 잠시 이곳으로 내려왔다. 이웃에 살던 타티아나라는 소녀가 그에게 한눈에 반한다. 도회적 세련미를 지닌, 거기다 왠지 모를 차가움과 우울함마저 감도는 귀공자 오네긴의 자태는 타티아나가 심취해 있던 여느 소설 속 주인공보다 더 감미롭고 신비로웠다. 그녀는 밤을 새워 오네긴에게 절절한 사랑의 편지를 써 내려 가게 된다. 러시아 오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장면으로 불리는, 무려 15분에 걸쳐 진행되는 장대한 모놀로그 아리아 ‘타티아나의 편지장면’이다."오네긴, 대체 당신은 누구신가요?저의 수호천사인가요 아니면 교활한 유혹자인가요?두려움 섞인 궁금증을 접어두고제 운명을 이제 당신 손에 맡깁니다."오네긴은 그녀의 절절한 구애를 차갑게 거절한다. 사실 그는 세상만사에 의욕과 열정이 없는 남자였다. 차르 니콜라이 1세의 전제정치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데카브리스트의 난’(1825년)이 잔혹하게 진압된 이후, 조국 근대화의 정치적 열정을 품는 건 일종의 사치가 됐다. 그렇다고 오네긴이 여성과의 애정행각이나 화려한 사교 파티에 흥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수려한 외모와 댄디한 패션
지난해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2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서울시는 작년 1~11월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212만명으로 역대 최고였던 2019년 1~11월(1246만명) 대비 95%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2020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으로 급감했던 서울의 외국인 관광객은 11월 누적 기준 2022년 219만명, 2023년 803만명 등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서울은 '2024 글로벌 트래블러 독자 선정상'에서 10년 연속 '최고의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도시'로 선정됐다. 또한 국내 최초로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행사를 개최했으며 야간관광 랜드마크 '서울달'을 새로 조성했다.서울시는 올해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를 육성할 계획이다. 또, 특별한 여행을 찾는 개별 관광객을 위한 '서울에디션 25', '소울스팟' 등도 마련된다. 서울에디션 25는 지난해 주목할 만한 명소를 선별한 콘텐츠로 올해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소울스팟은 드라마, 영화, 케이팝 등 한류를 계기로 방문한 관광객들을 위해 주요 촬영지에 설치하는 안내 현판이다.서울은 여행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가 뽑은 '나 홀로 여행하기 좋은 도시' 1위에도 선정됐다. 궁궐과 현대적인 초고층 빌딩이 조화를 이루고 전통시장과 쇼핑센터가 공존하는 과거와 현재의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고, 지하철 시스템과 심야버스, 시외버스 체계 등 24시간 편리하고 안전한 대중교통 인프라도 주목받았다.서울시 관계자는 "올해는 '3·3·7·7(외래관광객 3000만명·1인당 지출액 300만원·
아트페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다른 아트페어는 놀러 가면 좋지만, 일하러 가면 무척 고되다. 멀리 해외까지 출장을 간 경우에는 더욱 심하다. 한 개 갤러리라도 더 만나려고 분 단위로 미팅을 잡고 이들에게 아트페어에 나와 달라고 설득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남의 아트페어에서 이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실례라는 것을 알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주최 측 입장에서는 한 명의 컬렉터라도 더 만나려고 비싼 부스비를 내면서 아트페어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후 남의 아트페어에서는 갤러리들과 가벼운 인사와 안부만 나눴다.아트페어에 나오라고 권유하고 설득하는 것은 갤러리로 직접 방문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좋다는 사실을 깨닫고 갤러리 문턱이 닳도록 다녔다. 개인적으로는 아트페어보다 갤러리에서 보는 전시가 더 좋아서 갤러리 방문을 즐겼지만, 각각의 갤러리를 방문 하는 일은 다소 번거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 정성을 들여야 한 개의 갤러리라도 더 참가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일을 해보면 금방 깨닫게 된다. 그러다 보니 아트페어 오거나이저들은 일 년 내내 전 전국 방방곡곡을 넘어 전 세계로 갤러리를 찾아 떠도는 유목민처럼 살게 된다.아트페어가 국내에 100여 개가 생겨났다. 2016년 40여 개에 불과했던 아트페어는 어느새 두 배가 넘는 수로 늘어났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크고 작은 아트페어가 많아졌다. 프리즈는 런던 뉴욕 LA에 이어 서울까지, 아트바젤은 바젤 마이애미 홍콩에 이어 파리까지 각각 4개의 아트페어를 열고 있다. 아시아권에 기반을 둔 아트 어셈블리는 타이베이 당다이, 아트SG, 도쿄 겐다이를 열고 있다.아트페어가 너무 많다 보니 겹치지 않게 아트페어